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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슈틸리케와 사모펀드


울리 슈틸리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한국 축구에 신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14승 3무 3패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그는 지난해 9월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많은 축구인들은 슈틸리케 감독이 만 1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한국 축구팀의 색깔을 확 바꿔놓은 가장 중요한 요소로 용병술을 꼽는다. 그는 대표팀 발탁의 제1원칙에 '실력'을 놓고 편견 없이 선수를 뽑고 있다. 이정협·이재성·권창훈 등 국내 리그의 '숨은 보석(?)'을 슈틸리케 감독이 찾아냈다. 과거 국내파 감독이 학연·지연 등을 따져 대표팀 선수를 뽑아 구설에 오른 것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자본시장 곳곳에 모세혈관처럼 자금을 공급하는 사모펀드(PEF) 역시 슈틸리케 감독과 비슷한 전략으로 재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경영권을 인수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별 인연은 없어도 전문성이 높은 베테랑을 임명하고 있다. 대기업 경영자에 비해 오너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이 맡은 회사의 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 되면서 PEF가 투자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PEF가 CEO를 파격적으로 발탁해 성과를 거둔 대표 사례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인수한 후 4조원의 차익을 거두고 매각한 오비맥주다. KKR는 오비맥주의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에서 30년 넘게 현장 영업을 한 장인수 대표를 선임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끌어냈다.

국내 2위 유통업체인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인수한 MBK에 대한 여론의 우려와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홈플러스 노조는 MBK가 앞으로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 작업에 주력할 가능성을 크게 걱정하며 23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홈플러스 노조가 인수 초기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측면도 있지만 MBK 역시 소통과 배려에 소홀한 것도 사실이다.



홈플러스 매각작업을 밀실에서 '오락가락' 진행한 영국 테스코에 가장 큰 책임이 있지만 인수자인 MBK는 이런 문제까지 떠안기로 했다. 일단 MBK가 인수 계약 직후 밝힌 1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과 홈플러스 매각 전 배당 철회 방침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이제 홈플러스를 품어 안기 위해 MBK가 맞춰야 할 마지막 퍼즐은 임직원 및 노조와의 원만한 합의다. 양측의 갈등 해소에 앞장서면서 회사 발전을 이끌 경영진을 제대로 선임하는 작업은 첫 번째 단추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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