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269년 만에… 뮤어필드도 금녀의 벽 허물까

오거스타는 작년 여성회원 받아 디오픈 앞두고 다시 성차별 논란<br>신임 지배인 "회원과 공개 대화" 남성전용 정책변화 가능성 감지

브리티시 오픈(이하 디 오픈) 골프대회가 11년 만에 스코틀랜드의 뮤어필드 골프링크스로 돌아오면서 함께 찾아온 게 있다. 성(性) 차별 논란이다.

뮤어필드는 여성 회원을 받지 않는 남성 전용 클럽이다. 영국의 상당수 골프클럽이 남성에게만 입회를 허용하고 있지만 뮤어필드에 유독 시선이 쏠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세계 최고 역사의 디 오픈을 개최하는 9개 골프장 중 한 곳인데다 특히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주최하는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미국 조지아주)이 지난해 출범 80년 만에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 등 2명의 여성 회원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제142회 디 오픈 개막을 하루 앞둔 17일(한국시간) 이 클럽의 여성 입회금지 정책이 화두가 됐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8ㆍ미국)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우즈는 "내가 그 정책을 만들지 않았고 나는 뮤어필드클럽의 회원도 아니기 때문에 클럽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며 논평을 피했다.

뮤어필드는 마지막으로 디 오픈을 치렀던 2002년에도 성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정부 관료까지 나서 영국 골프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일이라며 개선을 권고했고 여성 단체도 유감을 표했지만 요지부동이었다.

앨라스테어 브라운 뮤어필드 총지배인은 최근 "우리 코스는 거의 10년에 일주일 정도 디 오픈 개최에 사용되고 조용한 회원제 클럽으로 되돌아간다. 매년 마스터스를 개최하며 세계 골프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오거스타와는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 완고한 정책에도 변화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 10년간 총지배인을 맡아온 브라운이 이번 디 오픈이 끝난 뒤 물러나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도 이날 "새로 부임할 스튜어트 매커웬이 여성 입회 금지 정책을 좀더 유연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은 이 문제를 안건으로도 올리지 않겠다던 브라운과 달리 매커웬은 최근 뮤어필드 회원과 공개 대화를 가질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커뮤니티의 독자성을 중시하는 유명 골프클럽이 여성 회원을 받아들이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골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치러지는 2016년을 전후해 일부 클럽이 방침을 수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한편 '명예로운 에딘버러 골퍼 모임(Honorable Company of Edinburgh Golfers)'이라는 별명의 뮤어필드클럽은 1744년 출범했다. 269년 전 리스 신사골퍼회(The Gentlemen Golfers of Leith)였던 최초 명칭에서 '금녀의 벽'의 역사를 짐작할 수 있다.

여성도 플레이는 가능하다. 회원을 동반하면 언제든 라운드를 할 수 있고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비회원을 위한 시간이 배정된다. 하지만 클럽 전용 공간에는 여성의 출입이 금지되고 여성용 로커(탈의실)도 아주 좁다. 어느 회원의 부인이 "회원의 개를 위한 물그릇은 늘 채워져 있어도 부인들은 물 한 잔 얻어 마시기 힘들다"고 꼬집은 말은 유명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