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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잃은 386세대의 고뇌와 혼란

'매기의 추억'·'돐날' 연극 2편 40대 관객들에 공감대 얻어

'매기의 추억'

'돐날'

"왜 이러심네까? 저한테 왜 이러시는 겁네까? 십년 썩은 무가 햇무한테 바람 들었다고 나무라심네까? 나도 자식 잘 키워야디요. 돈 벌어 공부시켜야디요. 개천에서 용 맨들어야디요."(연변댁) "아줌마, 이 나라 개천에선 이제 용 안 나…개천에서 난 용, 떨어져 죽었어. 아줌마 살던 데로 돌아가!"(선민) 연극 '매기의 추억'에서 사회를 환멸스럽게 바라보는 40대 아줌마 '선민'이 친구 '성자'네 가정부인 '연변댁'에게 화풀이하는 장면이다. 냉혹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치관의 혼란을 겪는 386세대 아줌마들의 수다를 소재로 한 '매기의 추억'과 386세대가 제도권 사회 질서에 적응하기 위해 젊은 시절 꿈과 이상을 잃은 채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담은 '돐날' 등 연극 2편이 잇달아 관객들과 만난다. 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니고 1990년대에 30대였던 '386세대'가 겪고 있는 현실의 고뇌와 혼란을 소재로 한 이들 연극은 40대 관객들의 공감대를 얻고 있다. 매기의 추억은 40대가 된 386세대 여고 동창생 4인방이 부유하게 사는 한 친구의 집에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다. 모교 발전기금을 모은다는 명목 아래 모인 이들은 학창 시절의 추억에 젖어 신나게 수다를 떨다가 갑부 친구의 호화찬란한 명품을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에 젖어 들고 급기야 만만한 연변 출신 가정부 아줌마에게 애꿎은 화풀이를 한다. 386세대 아줌마들의 걸쭉한 한바탕 수다를 통해 이들이 겪는 가치관의 혼란과 도덕성 붕괴 세태를 신랄하게 꼬집고 있다. 서이숙, 박남희, 송현서, 김정영, 최현숙 등 실력파 여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극중 주인공들과 비슷한 연령의 여성 극작가 장성희 씨의 작품으로, 극단 작은신화의 최용훈 대표가 연출을 맡았다. 19일까지 대학로 정보소극장. '돐날'은 386세대가 견고한 제도권 사회의 질서 속에서 젊은 날의 꿈을 잃은 채 점점 마모돼가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린다. 2001년 초연 당시 동아연극상, 대산문학상 등을 휩쓴 작품으로 8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30대 중반인 지호-정숙 부부의 딸이 돌을 맞은 잔칫날 만난 386세대 친구들은 전셋값 수백만 원에 전전긍긍하면서 양육비 부담 때문에 뱃속 아이를 지우거나 돈으로 학위 논문을 매매하는 신세를 한탄한다. 그 동안 감춰뒀던 사건들을 통해 안으로 곪아 썩어가고 있는 현대인의 상처를 돌잔칫날 하루 동안 벌어지는 풍경 속에 적나라하게 담아냈다. 원조 출연 멤버인 길해연, 홍성경, 서현철과 새롭게 합류한 황정민, 정승길 등이 출연한다. 배우들이 직접 전을 부치고 갈비찜ㆍ잡채ㆍ생선회 등 진짜 음식이 등장해 몰입감을 높여준다. 제목 '돐날'은 가을 지나 겨울이 오고 언젠가는 봄이 돌아오는 것이라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았다. 오는 7월 10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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