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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경부 공무원이 기상캐스터에 강의한 이유는 전력난 때문!

말하는 단어 하나에도 국민 절전의식 달라져 기상청 찾아 협조 요청

"예비전력이 300만~400만kW면 '사무실에서는 에너지 절약형 의류를 입고 근무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날씨 예보 때 말씀해주세요."

안성일 지식경제부 에너지관리과장은 13일 오전 기상청을 찾았다. 날씨 예보를 담당하는 KBSㆍMBCㆍ뉴스Y 등 방송사 기상캐스터와 라디오 리포터 30여명에게 절전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지경부 공무원이 기상캐스터들에게 강의를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 이 자리에서 지경부는 기상캐스터들이 그날의 날씨를 전하면서 말하는 단어 하나에 따라 국민들의 옷차림과 절전 의식이 달라진다고 보고 이에 대한 협조를 구했다. 매달 기상청에서 캐스터들을 불러 기상과 한 달치 기상 예보 등을 교육하는 데 이 자리를 활용한 것이다.

우선 지경부는 이날 기상캐스터들에게 예비전력 수준에 따라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 예시문을 공개했다. 정부는 지난 5월 말부터 예비전력 사정이 400만kW 전후가 되면 지상파 방송사 등에 협조를 구해 전력 예보를 하고 있다.

지경부는 예비전력이 400만~500만kW가 되면 "내일은 전력 수급에 다소 어려움이 예상되니 실내온도는 26도 이상으로 유지하시라"고 말해줄 것을, 예비전력이 200만~300만kW 단계에서는 "냉방기의 사용은 최대한 자제해주시고 4층 이하는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를 이용하기를 기상캐스터들에 요청했다.



딱딱해진 분위기를 풀기 위해 홍석우 지경부 장관이 만든 '아싸가자'도 곁들였다. 홍 장관이 곤한 잠을 자다 새벽4시에 잠에서 깨 직접 만들었다는 '아싸가자'는 절전 구호. '아끼자 25시(피크 타임인 2~5시)' '사랑한다 26도' '가볍다 휘들옷' '자~뽑자 플러그'로 구성돼 있다.

지경부에서 기상캐스터들의 협조까지 구하게 된 것은 올해 전력난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절기 최대 전력 수요는 전년 대비 480만kW 증가한 7,707만kW로 전망되지만 최대 공급능력은 7,854만kW로 전년 대비 90만kW 증가에 그쳤다. 이에 따라 휴가가 집중된 8월 초를 제외하면 대부분 400만kW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지경부 관계자는 "일기 예보에 따라 전력 사용량도 달라지는 만큼 예보를 잘해달라고 부탁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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