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SAIS) 한미연구소가 공개한 상업용 위성사진에 따르면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갱도 굴착을 위한 탄광차 행렬이 포착됐다. 풍계리는 2006년과 2009년 각각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두 차례 핵실험을 실시한 장소다. 사진 속 탄광차는 1ㆍ2차 핵실험을 강행했던 두 갱도 아래로, 또 다른 핵실험용 갱도 굴착을 위한 행렬이다. 한미연구소는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3차 핵실험을 위한 장소에서 5층 아파트 3개 동 규모에 해당하는 8,000㎥의 토사가 굴착됐고 탄광차가 이들 토사들을 운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는 3차 핵실험을 벌이기 충분한 갱도 규모로 다만 핵실험 장치들의 갱도 내 설치가 마무리됐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한미연구소는 설명했다. 3차 핵실험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핵실험 시기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핵실험 임박 징후가 포착됨에 따라 한미 양국도 대비 태세 강화에 나서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관측되면서 한미 양국은 미국 워싱턴DC에서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를 열고 북핵 위협 시나리오를 함께 연구개발하기로 합의했다. 회의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한 임관빈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27일(현지시간) 북한의 3차 핵실험 우려와 관련,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한미 양국의 판단"이라고 "언제가 될지 구체적으로 예단할 수 없지만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3차 핵실험에서는 플루토늄을 사용했던 두 차례 핵실험과 달리 처음으로 고농축우라늄(HEU)을 사용할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핵실험을 통한 무력시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새로운 핵물질인 HEU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