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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000원 미만 주유소 3곳뿐

국제 유가는 안정세 되찾아 가는데…<br>국내 기름값 고공행진 "가격 결정구조 문제 있다"<br>유류세·교통세 탄력세율등 세제 개편 목소리 높아져


국제유가는 안정세를 찾고 있는 반면 국내 기름값은 서울 지역 주유소의 휘발유 리터당 최저가격이 2,000원을 넘는 등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국내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주 원인이 유류세 체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소비자단체 등의 세제 개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5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3시 현재 서울에서 휘발유 판매가격이 리터당 2,000원 미만인 주유소는 단 3곳에 불과했다. 현재 서울시 25개구에서 영업 중인 주유소가 약 650여곳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의 0.5%에도 못 미치는 숫자다.

2,000원 미만인 주유소의 판매가격 역시 1,999원으로 사실상 리터당 2,000원 시대에 접어든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반면 서울에서 가장 비싼 주유소의 경우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396원을 기록해 2,4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날 서울 지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2원36전 오른 리터당 2,129원78전을 기록하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주 오피넷이 유가예보를 통해 예측했던 이번주 예상가격 2,127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자 다음주(8~14일) 예측가격인 2,129원에 이미 도달한 수치다.

지난해 말 1,997원대이던 서울 휘발유 가격은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올해 들어 연일 오르면서 지난달 15일 사상 처음으로 리터당 2,100원을 돌파한 후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 이와 달리 최근 국제유가는 점차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대조적이다. 실제로 두바이유 국제 현물가격은 지난달 14일 배럴당 124.22달러로 올 들어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이달 2일에는 119.97달러를 기록, 지난 2월24일 이후 처음으로 심리적 마지노선인 120달러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란발 중동 사태 등 아직 여러 변수들이 남아 있지만 배럴당 120달러 안팎에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휘발유 판매가격은 오히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전국 휘발유 평균가격은 1월6일을 시작으로 90일 연속 상승하며 5일 현재 리터당 2.053원74전까지 뛰어올랐다. 휘발유 가격이 90일 연속 오른 것은 역대 두 번째 기록으로 이 기간 휘발유 값은 리터당 120원 가까이 상승했다.

이처럼 국제유가 하락세가 국내의 기름값 안정화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국내 휘발유 가격 결정 구조 때문이다. 먼저 휘발유 가격의 절반(46%)가량을 차지하는 유류세는 국제유가가 급등할 때는 완충 작용 역할을 하지만 반대로 가격이 떨어질 때는 그 인하분만큼 반영되지 못하는 원인이 된다. 특히 2009년 5월 휘발유 1리터당 475원으로 정액이었던 교통세에 11.37%(54원)의 탄력세율을 적용하면서 교통세를 기준으로 정해지는 주행세와 교육세도 동반 상승했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이렇게 오른 유류세에 부가가치세와 관세를 반영하면 정부가 2010년 6,064억원과 2011년 9,779억원의 세금을 더 걷어갔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소비자단체와 전문가들은 교통세의 탄력세율을 조정해 전체 세금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국제유가 흐름이 국내에 반영되는 데 최소 2~3주의 시간이 걸리는 것과 함께 일선 주유소 운영주들이 판매마진과 운송비 상승 등을 이유로 바로 가격을 내리지 못하는 점도 기름값이 떨어지지 않는 또 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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