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차관보는 이날 미국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통일정책 세미나에서 특별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년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 되는 해”라며 “양국이 개방적이고 친근하며 전면적인 협력관계를 복원하는 것이 미국의 우선순위 과제”라고 말했다.
러셀 차관보의 이러한 언급은 한일관계 악화가 미국의 대외전략에 장애가 되는 상황을 더는 가만히 두기 어렵다는 인식에 따라 미국이 관계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계속 악화된 관계로 지내기에는 세계경제가 너무 취약하고 국제·지역안보 상황이 너무 염려스러우며 함께 풀어가야할 글로벌 현안들이 너무 많다”고 강조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한일 협상이 교착상황에 있는 점을 염두에 둔 듯 러셀 차관보는 “지난 20세기 과거사와 관련해 심각하고 고통스런 이슈들이 있다”며 “그러나 이는 어느 일방이 혼자서 해결할 수 없으며 서로 만족할 수 있는 결론을 끌어내도록 관련자들의 지속적이고 진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러셀 차관보는 또 핵무기와 경제발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북한의 ‘병진노선’에 대해 “이것은 정책이 아니라 몽상(pipe dream)”이라며 “북한은 꿩먹고 알먹고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의 전략은 북한으로 하여금 불가역적이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 의무를 이행하는 것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도록 만드는 것이며 북한이 저항하면 저항할수록 비용이 더 들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결코 한반도 영구분단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과 한국은 강력한 대북억지와 연합방위태세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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