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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의 경제학] "고민하는 인간 이순신에 초점… 관객들과의 소통에 성공했죠"

■ 김한민 감독이 말하는 흥행비결


"이순신의 인간적인 모습, 그 점이 국민들이 원하는 뇌관을 건드린 거죠."

영화 '명량'을 기획·제작·연출한 김한민(사진) 감독. 그가 꼽은 영화 흥행의 비결은 의외로 담백했다. 바다를 호령하는 영웅적 면모가 아닌 모든 장졸·백성과 무언가를 '이뤄내는' 인간적인 모습. 그 접근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좌절의 순간을 버텨낸 이순신 장군의 위대함을 계몽적인 요소나 애국주의가 아닌 해전상황에서 나타나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표현하려고 했어요. 그 점이 관객들에게 소통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 같네요."

김 감독은 지난 2009년 영화 '핸드폰'을 끝낸 직후 '그분'을 스크린으로 모셔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평소 역사의 수난사와 그 과정에서 발현된 선조들의 정신에 관심이 많았던 김 감독은 이순신 장군을 떠올렸다.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분명했다. "분열과 갈등의 시대, 그 근본적인 이유는 통합의 구심점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구심점을 구체적인 인물에서 찾는다면 훨씬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고 가장 적합한 인물이 이순신 장군이었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위인, 그리고 죽음을 초월한 불굴의 정신, 두려움을 용기로 바꾼 위대한 리더십이 갈등의 시대에 치유의 단초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주변의 걱정은 컸다. '어떤 것을 새롭게 보여줄 것이냐'는 질문이 꼬리를 이었다. 김 감독의 답변은 짧고 강했다. "나는 이순신을 새롭게 해석하고 싶지 않다." 김 감독은 "이순신이라는 인물을 해석하면 그것은 자칫 잘못된 방향성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난중일기에서 느꼈던, 담백한 무인 느낌의 이순신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주제넘게 해석하고 싶지는 않았다는 것이 가장 맞는 말인 것 같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영화에 대한 김 감독의 뚝심도 빛이 났다. 명량은 128분의 러닝타임 중 61분이 해전 장면이다. '해전 위주의 이야기 전개 속에 캐릭터가 완성돼야 할 드라마가 없다'는 지적이 많았던 이유다. "'왜 드라마와 해상 액션을 나눠 보는가'라는 의문이 들더군요. 가장 절망적인 위기의 순간,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은 순간에 느꼈을 그분의 심리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건 명량해전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순신 캐릭터는 해전까지 가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주변을 설득해서 초반의 시나리오를 그대로 밀고 나갔죠."

영화를 찍는 동안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까'보다 '이 시대와 이순신 장군이 소통할 수 있는 지점'을 고민했다는 김 감독. 그는 "이순신 장군이 통합과 치유의 아이콘으로 작용하고 명량이 그 변화의 시작이 되는 영화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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