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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장의 딜레마

청문회에서 “일정기간 세정간섭 안하는 방안 검토”

하지만 복지 등 재정수요 증가 속 세수부족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고민

전두환조세포탈 금액 발견되면 공개하겠다

임환수 국세청장 후보자가 18일 경제회복이 가시화될 때까지 일정기간 세정(稅政)간섭을 안하는 방안을 피력했으나 세수부족이 심화되고 있어 딜레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시 말해 경제활성화에 걸리돌이 되지 않도록 세정을 펴다 보면 오히려 세수부족을 심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임 후보자는 대안으로 현재 20% 안팎의 지하경제를 양성화하고 역외탈세나 자산가의 변칙상속·증여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방침을 밝혔으나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임 후보자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경제회복이 절실한 시점에서 자칫 세정이 경제활성화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유념하겠다”며 “경제회복이 어느정도 될때까지는 일정기간은 세정간섭이 없다는 선언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세무조사를 통해 부족한 세수를 조달하는 건 어렵다”며 “세무조사를 세수조달의 목적으로 활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령과 절차를 준수하는 준법세정을 통해 부실과세, 정치적 중립성 시비, 부조리 문제 극복 의지도 밝혔다.

하지만 복지와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확대가 불가피한데도 경기침체로 인해 세수부족이 가속화되고 있어 실제 세무조사가 줄어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여기에 기획재정부는 내년 예산지출 확대를 공언하면서도 최근 세법개정안에서 연내 만료되는 각종 비과세·감면 제도를 연장(53개 중 47개)하기로 해 추가 세수 확보에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전방위적인 세무조사와 관련,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임 후보자에게 “지역구에서 보면 종업원이 1~2명에 불과한 영세업체까지 세무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질타했다.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은 “역대 국세청장들도 (경제를 감안한) 세무조사에 대해 얘기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임 후보자는 “올해 세수는 굉장히 어려운 여건인 것이 사실”이라며 “세무조사를 실효성있게 집행하는 동시에 고액소송에 패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임 후보자는 17~23%에 달하는 지하경제에 대해 세원을 확충해 과세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전두환씨의 조세포탈 금액이 발견되면 공개하겠다고도 했다. 임 후보자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국 중간 이상 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역외탈세, 대기업·대재산가의 변칙상속이나 증여 과정에서 고의적이고 지능적인 탈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야당 의원들은 국세청 고위공직자 30%가 대구 경북 출신인데다 임 후보자 또한 대구 출신이라는 점 등을 들며 정치적 중립이 가능하겠냐고 따졌다. 김관영 새정치연합 의원은 임 후보자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의 대구고 후배라는 점을 감안해 “누구로부터 지명 통보를 받았느냐”고 물었고, 임 후보자는 “BH(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으로부터 받았다”고 답했다. 그는 또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의 시발이 된 태광실업 세무조사와 관련, “정치적 중립성을 오해받는 세무조사는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후보자는 공군 장교로 복무 당시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과정 수료 특혜 의혹과 관련, “당시 영외거주 장교라 집에서 출·퇴근했고, 대학원도 야간대학원이었다”며 “당연히 당시 부대에도 보고했고, 용인되는 범위에서 적법한 절차를 밟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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