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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은 시간 싸움··제때 물을 줘야 경제가 살아난다”
경제활성화 법안 미루는 국회 간접 비판
기재부 직원에게 이메일 보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앞으로도 4대 분야에 대한 구조개혁에 총력을 다할 것임을 시사했다.
최 부총리는 16일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재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다른 나라는 정부와 정치권이 한마음으로 2인 3각 경기를 하는데 우리 정치권은 정부가 요청한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는 차일피일 미루면서 대안없이 비판만 하고 있다는 생각에 속이 상할 때가 있다”며 “일본과 영국의 ‘뜀박질 개혁’이 참 부럽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일본에서 구조개혁의 성과가 점차 나타나고 있다며 자칫하다가는 ‘뛰는 일본, 기는 한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노동계는 총파업을 무기로 기득권 유지에 급급한 현실”이라면서 “지금은 ‘한국처럼 되기(Koreanization)’가 많은 개발도상국의 목표지만 나중에 ‘거북이가 잠자는 정도의 느린 개혁’으로 의미가 바뀔까 봐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최 부총리는 기재부 직원들을 향해 “다시 한 번 분연히 일어서자”며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한 재정보강 대책, 경제활력 제고, 개혁 과제 등을 성공적으로 해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추경은 시간 싸움”이라며 “물이 없어 성장이 멈춘 나락에 뒤늦게 물을 줘봤자 쭉정이가 알곡이 될 리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강조했다.
4대 분야(공공·노동·교육·금융)에 대한 구조개혁과 관련, “‘되면 좋고, 안되면 말고’가 아니”라며 “괜찮은 일자리 좀 만들어 달라고 대자보를 쓰는 대학생의 절박함이나 이들이 ‘졸업=백수’가 되는 것을 보며 복장이 터질 부모들을 생각해 보라”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한편 최 부총리는 지난 1년간의 성과로 외환위기 이후 처음 구조개혁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린 점, 시장이 정부 정책에 반응하기 시작한 점 등을 꼽았다.
그는 “비록 이해갈등이 커서 정부의 시간표대로 척척 결과가 나오기 어렵겠지만, 공무원연금 개혁에서 보듯 착실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자평했다.
가계소득 증대세대 도입으로 ‘경제 정책의 최종고객은 가계’임을 명확히 한 것도 중요한 변화로 꼽았다.
그는 “부동산은 가계의 핵심 자산이기 때문에 ‘드디어 집이 팔리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가장 고맙고 반갑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끝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그리스 위기, 중국 금융시장 불안 등 안팎으로 악재가 겹치다 보니 지난 1년간 여러분(기재부 직원)이 벌인 분투가 좀 묻히는 느낌이 없지 않다”며 후배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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