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발트 3국 자칫 러시아에 재합병될라 좌불안석

지난해 3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에 누구보다 경악한 것은 구 소련으로 독립한 지 15년이 채 안 된 발트 3국이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은 1991년 소련으로부터 독립해 나토와 유럽연합(EU)에 속속 가입하며 서방 세계로 편입됐으나,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내 러시아계 인구는 전체의 25%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다.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계 주민 보호"를 내세워 언제 들이닥칠지 좌불안석인 이들은 미국과 나토에 보다 직접적인 대 러시아 군사억지 정책을 펴줄 것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발트 3국이 러시아에 대해 이처럼 공포감을 드러내는 것은 오래 전부터 이어져 온 러시아와의 악연 때문이다. 18세기부터 러시아의 지배를 받아오던 발트 3국은 1차대전 후인 1918년 독립을 이뤘지만, 1939년 독일과 소련의 동유럽 분할점령 비밀 협정 하에 다시 소련의 수중으로 넘어갔다. 부동항 확보를 숙원으로 삼는 러시아에게 발트해 연안에 위치한 발트 3국은 그만큼 탐 나는 요충지인 셈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미 20여년 전, 냉전 종식 직후인 1993년에도 에스토니아의 국경 도시인 나르바를 병합하려는 노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렘린궁의 외면으로 당시 실패로 돌아간 푸틴의 시도 역시 명분을 러시아계 주민들을 보호한다는 것이었다. 나르바는 전체 주민의 94%가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지역이다.

특히 발트 3국은 1991년 독립 이후 대부분의 러시아계 주민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고 있는 등 푸틴에게 '러시아계 주민 보호'라는 명분을 줄 여지가 크다는 점도 이들 국가가 러시아로의 재합병 가능성에 가슴 졸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라트비아의 경우 구 소련 시절 이주해 온 러시아계 주민 34만여명 가운데 4만6,000명만이 시민권을 갖고 있으며, 에스토니아에 거주하는 러시아계 주민도 절반은 시민권을 받지 못한 상태다.



때문에 이들 3국 입장에서 국경에 주둔한 러시아군의 존재는 국가 안위에 대한 실질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라트비아의 공영 LSM방송에 따르면 지난 1~5월까지 라트비아군이 국경지대에서 러시아 군부대와 인접 거리에서 조우한 것이 50회를 넘는다.

위협이 날로 고조되면서 나토에만 의존할 수 없게 된 이들 국가의 자구책도 속속 나오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올해 7년 만에 징병제를 부활하기로 했으며, 에스토니아는 올 초반 러시아에서 불과 300m 떨어진 나르바에서 나토 회원국들과 함께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여는 등 안보 동맹을 과시하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