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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위기, 맞춤형 융복합 전공으로 뚫어야"

■ 교육부 '인문학 진흥 심포지엄'

"대학 구조조정은 인문학 위협 아닌 성장 방향으로"… 6월 종합방안 발표

"인문학은 이제 위기를 넘어 고사 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기초학문으로서 육성돼야 할 필요성마저 너무 간과된 것은 아닌지 뒤돌아봐야 합니다."

"자발적 변화 없이는 인문학의 미래를 찾기 힘들 것입니다. 인문학을 기반으로 한 지역학 등 연계전공의 변화도 심도 있게 모색해야 합니다."

이공계 중심의 대학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면서 인문학 위기에 대한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24일 교육부가 서강대에서 주최한 '인문학 진흥 종합 심포지엄'에서는 인문학 교육의 미래와 교육과정 개선 등을 둘러싼 학자들의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참석자들은 인문학의 위축이 중장기적으로 가져올 사회적 파장 등을 우려하며 인문학의 보편적 가치를 지켜가야 한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인문대 졸업생들이 취업시장에서 소외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도록 다양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김혜숙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는 교육부가 대학 구조조정에 나서기보다 활발한 공론의 장(場)을 열어 자발적 변화를 유도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교육부나 대학 당국의 일방통행식 구조조정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어렵고 인문학과 인문대학의 황폐화 내지 급작스런 위축을 초래할 것"이라며 "대학 구조조정은 인문학의 성장을 위협하는 방식이 아니라 인문학의 성장과 새로운 실험이 가능한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문대가 나아갈 교육과정 변화의 방향으로는 인문학에 바탕을 둔 지역학·영상인문학·디지털인문학 등 여러 전공을 결합한 융합전공이 제시됐다.

한호 아주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인문계 학생의 취업역량을 강화하려면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인 융복합전공·통합전공을 다양하게 개발해야 한다"며 "인문계 학생들에게 취업 연계성이 큰 복수전공 이수를 권장하고 디지털휴머니티·지역학·문화산업·소프트웨어 등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한희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교수도 "더 이상 인문학의 정통성 또는 고유성만을 고집하는 것은 무리"라며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진행되고 있는 융복합 연구가 인문학 진흥과 후속세대 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학자들은 이 경우에도 기초학문이 탄탄한 상태에서 융복합을 시도하는 등 인문학 본연의 가치에 뿌리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기초가 튼튼하지 않은 상태에서 융합에 집중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이날 심포지엄을 비롯해 학계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오는 6월 '인문학 진흥 종합방안'을 발표한다. 이날 황우여 교육부 장관 겸 부총리는 "인문학은 모든 학문의 토대로 대학 본연의 기능인 교육과 연구의 기초가 되고 국가경쟁력의 원천"이라며 "인문학 진흥방안을 다각적으로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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