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까지 보금자리주택과 택지지구∙산업단지에서 토지보상비로 6조원 가까운 돈이 풀릴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집값은 물론 땅값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번 보상으로 돈이 풀리는 지역은 개발 기대수요와 대토수요가 몰리면서 국지적인 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국토해양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경기지방공사 등에 따르면 이달 말부터 올해 말까지 보금자리주택∙택지지구∙산업단지 등 7개 지구에서 약 6조원 상당의 보상이 시작된다.
LH는 4∙4분기에 신도시급인 파주 운정3지구를 비롯해 김해 율하2지구, 전주 만성지구 등 택지지구와 장항국가산업단지∙광주국가산단∙포항국가산단 등 6개 지구에서 4조7,000억원 규모의 신규 보상작업에 착수한다.
파주 운정3지구는 698만㎡ 부지에 주택 3만9,291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LH 출범 후 사업성 재검토로 보상절차가 중단됐다가 3년 만에 보상이 재개된다. 최근 감정평가가 마무리되고 이달 말까지 토지주에게 감정평가액을 통보한 뒤 보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토지와 지장물 등 보상비는 총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LH는 또 이달 말 장항국가산단을 시작으로 오는 10월 이후 광주산단과 포항산단 등 총 3개 산업단지의 보상에도 착수한다. 이들 3개 산단의 보상비는 약 1조원가량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 밖에 김해 율하2, 전주 만성지구 등 소규모 택지지구 2곳의 보상도 연내 이뤄진다. 보상비는 총 7,000억원가량이다.
통합 후 채권보상 6개월, 현금보상 6개월 등의 보상방식을 원칙으로 삼았던 LH는 파주 운정3지구를 비롯해 올해 말까지 보상하는 토지에 대해서는 채권보상 없이 현금보상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LH의 한 관계자는 "지난 3년간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기울인 결과 경영여건이 많이 개선됐다"면서 "정부의 경기활성화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현금보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시공사는 이달 말부터 보금자리주택지구인 남양주 진건지구의 신규 보상을 시작한다. 보상비는 약 9,000억원 정도로 추산되며 현지인과 부재지주 모두 6개월의 채권보상에 이어 현금보상을 진행한다.
전문가들은 토지시장에 보상금이 대량으로 풀리면서 대토수요 등이 움직일 경우 인근 지역의 부동산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사업으로 토지를 수용당한 사람이 수용토지 반경 20㎞ 이내에서 같은 종류의 토지를 구입하면 취득세 면제 등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어 보상을 받은 지주들이 개발지 인근의 토지와 주택을 구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당초 LH가 연내 보상하기로 했던 하남 감일, 성남 고등지구 등 2곳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보상법)'이 개정돼 12월 초에 시행될 예정이어서 실제 보상은 내년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