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 동안 머나먼 이국땅 한국에서 소외계층을 위한 의료봉사 활동을 펼친 벨기에 출신 여의사가 올해 처음으로 제정된 성천상을 수상한다. JW중외그룹의 공익재단인 중외학술복지재단(이사장 이종호)은 제1회 성천상 수상자로 배현정(본명 마리헬렌 브라쇠르ㆍ67ㆍ사진) 전진상의원 원장을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벨기에서 간호대학을 졸업한 뒤 1972년 봉사단체인 국제가톨릭형제회 단원으로 한국에 오게 된 배 원장은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추천으로 1975년 서울 시흥동 판자촌에 무료 진료소인 '전진상 가정복지센터'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의료봉사 활동에 돌입했다.
간호사로서 무료 진료소를 운영하는 데 한계를 느끼고 1981년 중앙대 의과대학에 편입해 가정의학과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한 후 무료 진료, 호스피스 지원활동 등을 통해 39만여명의 저소득층에게 인술을 베풀고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왔다. 배 원장은 이런 봉사의 공로를 인정받아 1999년 명예 서울시민증을 수여 받기도 했으며 시흥동 슈바이처로 불려왔다.
성천상은 JW중외그룹의 창업자인 고 성천 이기석 사장이 평생 실천한 선공후사 정신을 기려 음지에서 헌신적인 의료봉사 활동을 펼치는 의료인을 발굴하기 위해 올해 제정된 상이다. 성천상 시상식은 8월28일 웨스틴조선호텔 오키드룸에서 개최되며 수상자에게는 1억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이성낙 성천상위원회 위원장(가천의대 명예총장)은 "배 원장이 자신의 평생을 바쳐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소외된 이웃을 위해 노력해온 점이 고 이기석 사장의 '선공후사'의 정신과 부합된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고 이기석 사장은 1945년 조선중외제약소(현 JW중외제약)를 창업한 뒤 "국민 건강에 필요한 의약품이라면 이윤이 박하더라도 생산해야 한다"는 선공후사의 정신을 바탕으로 1959년 당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수액제를 국산화하는 등 국내 치료의약품 산업의 초석을 다지는 데 평생을 바친 제약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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