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우물을 파면서 쌓은 노하우, 정보기술(IT) 인프라, 그리고 직원들이 인터컴의 경쟁력입니다. 특히 행사등록에서 홍보에 이르기까지 원스톱으로 처리가 가능한 솔루션과 세계 주요 인사의 이력 데이터베이스(DB) 등 IT 인프라를 구축했더니 복잡한 국제회의전문기획사(PCO) 업무의 효율이 높아지더군요."
연 50여건의 국제행사를 주관하면서 PCO업계 1위를 고수하는 인터컴의 최태영(50∙사진) 대표는 리딩기업의 비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 대표는 PCO사업에만 올해로 27년째 올인하고 있다. 국내에는 직종 자체도 알려지지 않았던 지난 1985년 사업을 시작한 그는 인터컴 설립 1년 만에 홍콩 큘리넷소프트웨어의 서울 행사 유치에 이어 1988년에는 서울올림픽에 앞서 열린 '스포츠과학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PCO를 근간으로 MICE(Meeting Incentives Convention Events and Exhibition)산업을 키워온 그는 2000년대 들어 주요20개국(G20)서울정상회의∙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핵안보정상회의∙유엔세계관광기구총회 등 굵직한 국제행사의 공식 대행업체로 선정됐다. MICE산업은 회의∙포상관광∙컨벤션∙이벤트∙전시의 약어로 비즈니스 관광(BT)으로도 불린다.
녹색기후기금(GCF)사무국 유치의 숨은 주역이기도 한 그는 "청와대∙기획재정부∙환경부∙외교통상부 등 정부부처들과 공동으로 1년간 공들인 성과"라면서 "GCF사무국 유치로 매년 120여개의 국제행사가 한국에서 열리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PCO로 성공하려면 협력사와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그는 "수백명이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 PCO는 호텔∙여행사∙인쇄사∙무대장치∙음향조명∙동시통역∙도우미 등 연관 산업이 방대한데 인터컴은 10년 이상 관계를 유지하는 협력사가 100여개 이상"이라며 "그들과의 상생정신이 업계 전체의 시너지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컴은 2007년 처음으로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으며 2년 만에 두 배로 매출이 뛰었으며 지난해에는 다시 두 배 이상 뛰어 매출 500억원에 이르렀다.
성공 가도를 달리는 그는 그러나 한국의 MICE산업이 기로에 서 있다고 우려한다. "수요에 맞춰 공급이 뒤따르는 일반 시장과 달리 MICE산업은 공급규모에 따라 수요가 창출된다. 2005년 코엑스아셈타워를 개관할 때 건물만 지나치게 크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대규모 컨벤션센터가 있었기에 국제행사를 유치할 수 있다. 최근 전국에 컨벤션센터가 잇따라 개관되고 있지만 서울 시내에는 행사장과 부대시설이 부족해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도시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도시별로 유치할 수 있는 행사의 규모가 다르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부족한 컨벤션센터 해소를 위해 그는 영동대로 일부를 지하도로 바꾸고 지상에 제2의 COEX 증축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최 대표는 "한국의 MICE산업이 성장을 거듭하면서 2011년 기준 세계 6위에 올랐다"며 "건물, IT 인프라, 인재라는 MICE산업 3박자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늦기 전에 서울 시내에 건물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희대에서 MICE융합학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최 대표는 한국 PCO협회 초대회장, 한국 MICE협회장, 한국관광협회중앙회 부회장 등을 지냈으며 정부 연구개발(R&D) 평가위원, 서울시 자문위원, 한국컨벤션학회 부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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