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법률시장 경쟁력은 국가 경쟁력… 자생력 키워야"

오욱환 서울변호사회 회장


"법률은 국가의 기틀이라는 점에서 법률시장의 경쟁력 역시 국가 경쟁력과 궤를 같이 합니다." 법률시장 개방에 대한 의견을 묻자 오욱환(51∙사시 24회) 서울지방 변호사회 회장은 딱 잘라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 법률시장 규모는 연평균 약 2조원. 정부는 자유무역협정(FTA) 추진과 함께 법률시장의 문호가 열리면 국내 법률시장이 적게는 10조에서 많게는 20조의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오 회장은 개방의 효과에 대해 산술적으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로 '법은 자국 언어로 쌓아 올린 우리사회의 철학이자, 관념을 담은 그릇'이라는 점을 꼽았다. 그는 "법률시장의 경쟁력이 결국 국가 경쟁력과 궤를 같이 할 것"이라면서 "현재 앵글로색슨계가 세계 법률시장의 기준이 되고 있는 이유는 그들 국가의 힘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법률시장만 따로 떼내어 생각할 수 없다는 뜻이다. 오 회장은 무엇보다 외국계 로펌의 진출로 우리가 보유하고 있었던 특성이나 기밀이 한 순간에 '벌거벗겨지는' 상황을 우려했다. 법률시장과 밀접하게 엮여있는 국내 기업의 경영전략이 외국계 로펌을 통해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현실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올해 7월1일로 예정된 한-EU FTA가 발효되면 영국계 등 유럽 유수 로펌의 국내 진출이 물꼬를 열 전망이다. 오 회장은 이에 대비해 국내 법률시장의 자생력을 최대한 빨리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회장은 "사회가 움직일 때 가장 고통 받는 쪽은 주변부"라며 "대형과 중소형 로펌, 그리고 개업 변호사를 따지지 않고 모두 힘들어지겠지만 결국 제일 먼저 피해를 입는 이들은 주변에 위치한 개업 변호사와 군소업체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변호사 사회도 빠른 시대 변화에 지속적으로 부응할 필요가 있다"며 서울변회가 공을 들여 준비하고 있는 '변호사교육원(가칭)' 설립계획을 전했다. 이르면 올해 6월께 발족할 예정인 교육원은 현재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조세∙특허∙외국법 관련 교육기관을 한 곳으로 모아 변호사들의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연수를 도울 계획이다. 로스쿨생이 변호사로 사회진입을 한 후에는 이들의 실무교육도 함께 담당할 예정이다. 법조계의 숙원사업으로 꼽혔던 변호사 재교육 시스템의 도입이 개방을 앞두고 현실화되는 셈이다. 오 회장은 최근 사법연수원생 집단행동 논란과 관련해서는 법률시장 개방 등 법조인이 풀어야 할 숙제들을 해결하려고 도입한 로스쿨 제도가 올바르지 못한 접근방식 때문에 문제가 비롯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회장은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했다면 사법연수원 제도에서 부족한 부분으로 지적되었던 개별 분야를 심화 교육하는 수준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