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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선수보다 더 큰 응원 뭉클… 미국 아닌 일본에 '올인' 합니다

JLPGA '통산 10승' 투어 최고 스타 이보미

최단기간 시즌상금 1억엔 돌파

상금랭킹 1위·후원기업도 최다

美 진출 계획 접고 日투어 전념… "일본투어 20승 달성해야죠"

지난 2013년 10월 이후로 국내 대회에 출전한 적이 없는 이보미는 "올해 일본에서 상금왕을 차지한다면 내년에는 몇 개 대회에 참가해 국내 팬들을 뵙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르꼬끄골프


"일본 진출 이후 '이 정도면 됐겠지'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요. 잘해도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그 마음이 골프에만 매달리게 하는 힘인가 봐요."

이보미(27·마스터스GC)는 올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를 평정하고 있다. 15개 대회에서 우승 두 번에 준우승 다섯 번으로 상금랭킹 1위(1억318만엔·약 9억4,000만원), 올해의 선수 격인 메르세데스 랭킹 1위(334점), 평균타수 70.51타로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린 적중률 3위(71.31%), 평균퍼트 수 2위(1.76개) 등 세부 기록 상위권에서도 이보미의 이름은 빠지지 않는다. 지난달 28일 어스 먼다민컵에서 시즌 2승으로 일본 통산 10승을 채우고 29일 저녁 일시 귀국한 이보미를 30일 인터뷰했다.

2주 전 JLPGA 투어 사상 세 번째 최소 경기 만에 통산 상금 4억엔을 돌파한 이보미는 지난주 우승으로 최단 기간 시즌 상금 1억엔 타이기록마저 작성했다. 현장 인터뷰에서 그는 "상금 관련 기록은 기쁘지만 돈만 보고 골프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와 관련한 생각을 더 들어봤다. 이보미는 "운동신경도 좋은 편이 아닌 제가 유일하게 잘하는 운동이 골프다. 지금도 꽤 잘하고 있지만 더 잘하고 싶어서 계속 하는 것"이라고 했다. "매번 대회를 통해 제 부족함을 깨닫게 되는 것도 감사하고요. 2라운드까지 10위 밖에 있다가 마지막에 우승까지 올라간 지난주 대회에서는 욕심을 버리는 법을 배웠어요."

201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4관왕에 오른 뒤 이듬해 일본에 진출한 이보미는 5년간 10승을 쌓았다. 113개 대회에 출전해 모은 상금은 4억3,163만엔(약 39억4,000만원). 부상으로 받은 자동차도 5대쯤 된다. 이보미는 그러나 렌터카 회사의 후원을 받고 있고 운전면허도 없어 차는 받는 즉시 팔았다. 이번에 받은 포르셰 카이엔은 캐디에게 팔 계획. 이보미는 제과회사가 주최한 대회에서 우승, 1년 먹을 과자와 음료 등을 받아 조카들과 지인들에게 돌렸던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돈은 많이 벌었지만 자신을 위해 쓰는 일이라고는 쉬는 날 손톱 장식과 머리 염색 정도가 전부다. 이보미는 "위로 언니 하나, 아래로 여동생 둘이 있는데 네일숍과 미용실 마련해주는 데 제법 많은 돈을 투자했다. 아깝지 않으냐는 분들도 있는데 하나도 안 아깝다. 오히려 행복하다"고 했다. "가족들이 저를 골프선수로 키우기 위해 많이 희생한 것을 잘 아니까요. 지금은 모두 수원 광교신도시에 사는데 한 번씩 한국에 들어와 조카들도 보고 언니·동생들이랑 수다도 떨면 그것만으로도 '힐링'이 돼요." 강원 인제 출신인 이보미는 운동을 위해 고등학교 3학년 때 혼자 먼저 수원으로 올라왔다. 어릴 적 객지 생활이 서러웠던 탓인지 가족이 함께 모이는 시간이 그렇게 행복할 수 없단다.

일본에서는 고베에 집을 두고 있는 이보미는 현재의 생활에 썩 만족하고 있는 것 같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 계획은 최근 접었다. 일본 상금랭킹 상위 자격으로 이달 US 여자오픈과 브리티시 여자오픈에는 출전할 수 있지만 그마저도 일본 투어 전념을 위해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지난해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의 상금왕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도 있고 일본 선수보다 자신을 더 응원하는 고마운 일본팬들이 눈에 밟혀서인 것도 있다. 잘 웃고 매너가 좋은 이보미는 JLPGA 투어 최고 인기스타 중 한 명이다. 후원 기업도 6개(마스터스GC·코카콜라재팬·LG·혼마·데상트·골프존)나 된다. 이보미보다 스폰서가 많은 선수는 찾아보기 어렵다. TV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출연 요청이 들어온다. 이보미는 "골프 하기 정말 좋은 환경이 갖춰져 있고 팬들은 외국인이라는 색안경을 벗고 저를 대해준다"며 "은퇴 또한 일본에서 할지도 모른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은퇴 시기는 한국 나이 서른둘쯤으로 보고 있다. 이보미는 "일단 올해는 일본 대회에만 집중해 상금왕을 차지하는 게 목표다. 후반기에는 일본 내 메이저대회도 많아 내년 리우 올림픽 출전을 위해 세계랭킹(현재 25위)을 끌어올릴 시간은 충분하다"고 했다. 올해 일본에서 상금왕 타이틀을 따놓고 더 당당한 모습으로 내년에는 국내 대회에 몇 개라도 출전하고 싶다는 게 이보미의 생각이다. 장기 목표는 "일본 투어 20승". 세계 주요 투어에서 20승을 거두면 KLPGA 투어 영구 시드(평생 출전권)가 주어진다. 영구 시드 획득 선수는 구옥희(2013년 사망)·박세리·신지애·전미정 네 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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