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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김태희 후배 되세요!”

7일 오전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서대문구의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는 수험생들을 응원하기 위한 후배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덕성여고와 배화여고, 상명대 부속여고, 풍문여고 등 4개 학교에서 온 150여명의 학생들은 북과 장구, 응원봉 등을 이용하며 열렬한 응원전을 펼쳤다. 일부 학생들은 ‘김태희 후배’, ‘수능 대박’, 포기 말아요’, ‘파이팅’ 등이 적힌 십 수 개의 플랜카드를 흔들며 모교의 교복을 입은 수험생이 등장할 때마다 환호성을 질렀다. 교가에서부터 각 학교의 특징을 넣어 개사한 응원가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노래를 불렀고 수험생에게 귤과 사탕, 초콜릿 등을 나눠줬다. 일부 수험생들은 이런 후배들의 정성에 손을 흔들거나 ‘파이팅’을 외치는 식으로 답했다. 배화여고의 이채진(17)양은 “학생회에서 수능 응원 참가자를 모집하길래 자원했다”며 “새벽 6시부터 서 있어서 조금 춥지만 수능 분위기도 볼 수 있고 내년에 같은 응원을 받게 된다고 생각하니 재미있다”고 말했다.

응원 행렬에는 선생님도 포함돼 있었다. 학생들 곁에서 두 시간째 응원을 펼치던 덕성여고의 김현춘 영어교사는 “영어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선택형으로 치러져서 걱정”이라면서도 “우리 학교 아이들이 잘 볼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배화여고의 정은경 지리교사는 “고3 아들이 은평고에서 오늘 수능을 치르지만 우리 학교 학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왔다”며 “배화여고는 일반고라 특목고나 자사고보다 수능 성적이 낮아 조금 걱정이 되지만 아이들이 잘 치를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제자를 응원 나온 대학생 선생님도 있었다. 동덕여대 3학년 장예진(24)씨는 “체대입시학원 강사인데 오늘 이 학교에서 제자 3명이 시험을 쳐서 응원을 나왔다”며 “제자들이 모두 시험을 잘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씨는 이후 교문에 나타난 제자를 꼭 끌어안아주기도 했다.

이런 후배들의 응원에 수험생들은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풍문여고에 재학중인 수험생 이하누리(18)양은 “후회 없이 보고 싶다”고 말했고 중경고에 재학중인 김한솔(18)양은 “오늘 국어와 수학, 영어 3과목을 치르는데 모두 잘 보았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일부 학생은 시험장을 잘못 찾아 경찰차를 타고 나타나기도 했다. 서울예고 최가영(18)양은 “이화여외고가 아닌 이화여고에 잘못 내려서 급한 마음에 경찰차를 타고 왔다”며 “늦지 않아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화여외고 관계자는 “이화여고와 이화여외고가 이름이 비슷하다 보니 시험장을 반대로 찾는 학생이 매년 등장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잘못된 시험장에 도착한 학생들을 위해 모든 수능 시험장에 경찰차를 한 대씩 배치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자녀를 학교 안으로 들여보내고도 오랫동안 주변을 서성였다.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가 운동장을 가로질러 들어가는 모습을 계속 지켜봤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배화여고에 재학중인 자녀를 둔 학부모 정경열(53)씨는 “3년간 오늘을 위해 고생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아내 김정님(45)씨는 “아이가 원하는 어묵국과 버섯볶음, 과일을 점심 도시락으로 싸줬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7시에 자녀가 시험장에 입실했다는 이 부부는 한 시간이 넘게 교문을 떠나지 못했다.

이 밖에도 입실이 완료된 8시 20분경에는 한 어머니가 자녀에게 신분증을 전달하기 위해 경찰차를 타고 등장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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