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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순환단전과 블랙아웃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초여름 무더위로 현재 전력수급상황은 연일 비상이다. 매일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상황이지만 다행히 기업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국민의 절전 동참으로 최악의 상황까지는 이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전력사용이 급증하는 8월에는 예비전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별도의 조치가 없다면 가동할 수 있는 모든 발전기를 가동하더라도 전체 전력 사용량에 모자랄 수 있다는 얘기다.

2011년 9월15일에는 예비전력이 100만㎾미만으로 떨어져 사상 최초로 수급비상 '심각' 단계 조치인 '순환단전'이 시행됐다. 당시 언론에 언급돼 모든 국민에게 회자됐던 말이 '블랙아웃(Blackout)'이었고 이후 전력 수급위기에 늘 뒤따라 나오는 말이 됐다.

심지어 블랙아웃과 '순환단전'은 명확히 다른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혼용되기도 한다.

흔히 얘기하는 '전력수급 비상'단계는 예비전력 수준에 따라 최초 '준비'단계부터 관심→주의→경계→심각 순으로 이어진다. 예비전력이 500만㎾ 미만으로 떨어졌을 때 경보수준은 아니나 사전 대응단계로 '준비'가 발령되고 전력수급상황이 점점 악화되면 각 단계별로 대국민 홍보와 동시에 수요관리 등 비상상황 극복을 위한 각종 조치가 이뤄진다.

지난 5월 말 정부는 전력 수요관리, 절전, 비상단계별 대책을 종합해 '여름철 전력수급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종합 대책에도 불구하고 예비전력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불가피하게 최후의 수단으로 조치하는 것이 '순환단전'이다.



'순환단전'은 예비전력이 100만㎾ 미만으로 떨어졌을 때 블랙아웃으로 인한 더 큰 피해를 줄이기 위해 불가피하게 시행하는 사전 수요관리 조치 중 하나다.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전력 공급이 중단돼 즉시 복구가 불가능한 전력상실 상태를 일컫는 블랙아웃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블랙아웃 발생으로 인한 손실 및 그 피해 복구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은 실로 엄청나기 때문에 일부 강제 단전을 통해 관리 가능한 상태로 전력 계통을 유지하는 조치가 '순환단전'이다. 일부 고객만 동시에 단전되며 순해 전력공급이 중단되는 것이어서 블랙아웃을 방지하기 위한 고통분담의 의미를 갖는다.

지금은 모든 국민의 절전 동참이 필요하다. 전력피크타임인 오후2시부터 5시 사이에는 불필요한 전기사용을 자제하고 적정 실내온도를 지키는 작은 실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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