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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허리 휘는 토판염 생산

"그래도 이게 최고요"

토판염(갯벌에서 소금 결정을 만드는 방식)을 생산하는 염부들은“흙 위에서 피어난 소금 꽃이 미네랄도 풍부하다”고 주장한다. 서울경제 DB

[리빙 앤 조이] 허리 휘는 토판염 생산 "그래도 이게 최고요" 서은영 기자 supia927@sed.co.kr 토판염(갯벌에서 소금 결정을 만드는 방식)을 생산하는 염부들은"흙 위에서 피어난 소금 꽃이 미네랄도 풍부하다"고 주장한다. 서울경제 DB ImageView('','GisaImgNum_1','default','550'); 염부들의 하루는 고되다. 햇볕이 가장 강렬한 시간에 무거운 고무래를 끌며 소금을 모아야 하고 습한 열기로 가득찬 소금창고에서 소금을 퍼 날라야 한다. 하루 일과는 보통 이른 아침 4~6시 시작돼 해질녘에나 끝난다. 온도와 습도, 바람의 세기가 적당해지는 3~10월에는 비오는 날을 빼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소금을 채취한다. 때문에 초봄부터 늦가을까지 어느 하루 분주하지 않은 날이 없다. 동절기에는 소금 생산을 하지 않지만 완전한 휴업은 아니다. 11월부터는 이듬해 농사 준비를 하기 때문. 1년간 소금 채취를 하고 나면 갯벌이 산성화되는데 흙을 뒤집어서 말려주고 물을 넣어 눌러주기를 반복해야 이듬해 알칼리성의 깨끗하고 고운 소금을 수확할 수 있다. 이 작업은 겨울 내내 이어진다. 소금은 생산량이나 품질이나 장마 전후가 좋다. 4~5월과 8월은 일조량이 많고 기온이 높아 소금결정이 빨리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초봄이나 늦가을, 장마철처럼 일조량이 적고 바람이 세찰 때 만들어진 소금은 소금 결정의 크기가 작고 염화마그네슘이나 황산마그네슘 같이 쓴맛이 나는 성분이 다량 섞여 맛이 떨어진다. 소금 농사의 고된 정도는 소금 채취 방식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25년 전을 기점으로 국내 염전은 대부분 갯벌 위에 장판을 깔고 소금을 채취하는 ‘장판염’ 방식으로 바뀌었고 갯벌 흙 위에서 소금을 채취하는 토판염전은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최근 들어 천일염의 가치, 그 중에서도 흙 위에서 갯벌의 양분을 먹고 자라난 토판염의 가치가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토판염전으로 돌아가는 염부들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소금의 본고장 전남 신안에서 토판염전을 운영하고 있는 세 명의 염부 중 하나인 고서임(66) 씨. 그의 할아버지는 바닷물을 끓여 소금을 얻는 자염 방식으로 염전을 운영했고 그는 아버지와 함께 흑색 장판에서 소금 결정을 얻는 장판염전을 운영했다. 고 씨는 염전에 선지 45년째를 맞은 지난해 장판염 생산을 접고 토판염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토판염은 장판염 생산에 비해 여간 고된 것이 아니다. 소금 채취 전후에 이물질이 섞이지 않도록 결정지와 염전 주변을 매일 같이 청소해야 하고 염전을 채취할 때 사용하는 고무래(대파)도 장판염에서 사용하는 고무래보다 훨씬 무겁고 큰 것을 사용해야 한다. 고무래질을 할 때 행여나 갯벌 흙이 섞일까 조심스레 고무래를 끌어야 하고 흙이 일어날까 발도 조심조심 디뎌야 한다. 토판염은 생산량도 미미하다. 같은 양의 바닷물에서도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양의 소금이 생산되는 탓에 한해 생산량이 전국 소금 생산량의 1%도 안 된다. 그런데도 소비자들은 새하얀 장판염을 더 좋은 품질의 소금으로만 생각하고 흙이 섞인 듯 거무스름한 토판염은 꺼린다. 우리 토판염에 비해 더 짙은 회색을 띄는 프랑스산 게랑드 소금에는 20배 이상의 값을 치르면서도 말이다. 장판염은 검은 장판으로 열을 흡수해 48시간이면 장판에서 소금을 긁어 모을 수 있지만 토판염은 2~3배 이상의 시간을 들여야 채취할 수 있다. 3일 이상 햇볕이 좋아야 하고. 비가 오면 처음부터 다시 여과와 농측, 증발 과정을 되풀이 해야 한다. 비가 오면 토판염전이든 장판염전이든 초비상이다. 고 씨는 “일반 사람들 생각하기야 비오는 날엔 염부가 그저 쉬면 그만이라고 생각하지만 비가 오면 꼭두 새벽부터 염전을 뛰어다녀야 한다”며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비가 오고 있다면 이틀 전부터 작업해 놓은 것이 그냥 도루묵이 되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한바탕 소동을 피며 결정지에 모아두었던 물을 다시 물탱크에 넣고 숨을 돌리는데 그날 오후 비가 그치고 얄미운 해가 떠오른다면 염부의 속은 터질 지경이 된다. 고 씨는 “그런 날은 사람을 훈련 시키는 못된 날”이라고 말한다. 염전 청소를 하고 흙을 가라앉힌 후 물탱크에 넣었던 물을 꺼내 다시 채염 준비를 해야 하는 탓이다. 하늘이 내려준 좋은 날씨 덕에 2~3일간의 작업 과정을 거쳐 생산된 소금은 한 두 달, 길게는 1년간 소금창고에 보관하며 간수를 뺀다. 간수를 오래 뺄수록 쓴맛을 내는 마그네슘 성분이 많이 빠져 나가 최근에는 3년 혹은 5년간 숙성한 소금이 명품 소금으로 시판되고 있다. 소금은 바닷물과 햇볕, 그리고 염부의 땀방울로 만들어진다고 소금장인들은 말한다. 고 씨는 “바닷물을 기계장치에 돌려 얻은 나트륨 함량 99%의 정제염은 몸에도 좋지 않고 염부의 땀방물과 햇볕, 바람이 빚은 소금의 맛을 절대 따라갈 수 없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 [리빙 앤 조이] 허리 휘는 토판염 생산 ▶ [리빙 앤 조이] 짭짤한 맛 좋아도 조금만 드시죠 ▶ [리빙 앤 조이] 짭짤해서 재미있는 소금 이야기 ▶ [리빙 앤 조이] 의학소식 外 ▶ [리빙 앤 조이] 스키장 대신 이곳은 어때요? ▶ [김재영의 강한 남성 만들기] 세자비 간택, 영국보다 조선이 한수 위 ▶ [리빙 앤 조이] '선수'는 안다… 야경 명소를 ▶ [리빙 앤 조이] 高효율·웰빙으로 겨울을 이긴다 ▶ [리빙 앤 조이] 추울 땐 집에서 간식 해먹고 운동하세요 ▶ [리빙 앤 조이] 취위도 잊게 하는 '전통주의 향기' ▶ [리빙 앤 조이] 코레일, 연말 문화공연 이벤트 '풍성'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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