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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글로비스 본사 압수수색
입력2006-03-26 17:29:35
수정
2006.03.26 17:29:35
김재록씨, 현대서 글로비스 비자금 수십억 건네받아
대검 중수부가 26일‘금융 브로커’김재록(46ㆍ전 인베스투스글로벌 대표ㆍ구속)씨의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 서울 양재동 현대ㆍ기아차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번 수색은 김씨가 현대그룹 사업청탁과 관련해 현대계열 물류업체인 글로비스 비자금으로 수십억원의 로비자금을 받은 정황이 포착돼 단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김씨의 계좌추적과 현대그룹 내부자 제보를 받은 결과 글로비스 비자금 수십억원이 김씨에게 흘러간 것이 확인됐다”며“현대의 기아차 인수 수사는 아니고 현대그룹 관련 사업 청탁에 대한 수사”라고 밝혔다.
검찰은 현대차그룹 후계 구도에 대한 수사는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글로비스가 현대그룹 3세 후계자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주요 계열사 지분 취득을 위한 창구로 활용돼왔다는 점에서 이번 수사가 삼성처럼 그룹 경영권 불법 인수에 대한 수사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서앤더슨 컨설팅 회장을 지낸 김씨는 현대그룹 컨설팅을 맡았던 인물로 현대 내부사정에 정통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검찰의 이번 수색은 김씨가 IMF 외환위기 이후 주요 대기업간 빅딜과 대형 금융기관 인수합병(M&A)의 브로커 역할을 했고 이 과정에서 정관계 고위인사, 금융당국 및 은행권 관계자를 상대로 금품 로비를 벌였다는 정황에서 단행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수사의 불똥이 당시 구조조정을 지휘했던 정부 고위인사 및 또 다른 대기업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검 중수부는 이날 오전 현대차 본사의 기획총괄 본부와 글로비스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얻은 수백 개 상자 분량의 자료를 확보해 정밀 분석 중이며 사업청탁과 로비와 관련한 자료에 대해 분리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와 별도로 김씨가 IMF 당시 한화그룹이 인수했던 신동아화재 인수 과정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당시 부실 금융기관 매각작업을 책임졌던 정부 당국 고위관계자에 대한 수사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김씨 관련 기업 인수 비리 수사에 칼을 빼든 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 인수 의혹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검찰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검찰은 또 김씨의 각종 쇼핑몰 건축 관련 은행권 대출 과정의 비리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이르면 다음주부터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실무진을 불러 대출 경위를 조사하고 필요하면 수사 범위를 은행 간부들과 경제부처 전현직 고위 관료들 쪽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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