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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주의 스타트업 코칭] <3> 봉이 김선달식 수요검증

크라우드펀딩 활용하라

사업 아이템 올려 투자자금 확보

고객니즈 파악까지 한꺼번에 해결

KAIST 경영대학 교수

한때 '자신의 아들을 빌 게이츠의 딸과 결혼시키는 방법'이라는 우스개가 떠돌았다. 아버지는 먼저 게이츠를 찾아간다. "당신의 딸과 내 아들을 결혼시킵시다." 게이츠는 관심이 없었다. "내 아들은 월드뱅크 최고경영자(CEO)요." "그래요? 좋습니다." 그다음 월드뱅크 회장을 찾아간다. "내 아들을 월드뱅크 CEO로 임명해주시오." 월드뱅크 회장은 싫다고 했다. "내 아들은 게이츠의 사위요." "그래요? 좋소." 됐다. 이제 결혼식 준비만 남았다.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식 방법이다.

지난 1970년대 고(故) 정주영 회장의 조선소 설립 일화도 알고 보면 비슷하다. 정 회장의 목표는 조선업을 일으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조선소도 없고 조선소를 지을 돈도 없고 배 만들 기술도 없었다. 단지 울산 앞바다에 백사장만 있었을 뿐이다. 정 회장은 우선 자본을 구하기 위해 영국 바클레이스은행에 갔다. "배 만들 게 돈을 빌려주시오." "누가 당신에게 배를 주문하겠소?" "그리스에서 배 두 척 수주를 받아왔소." "좋소. 빌려주겠소" 그다음 정 회장은 그리스 해운사 회장을 만난다. "배를 만들어주겠소." "그런 능력이 있소?" "바클레이스은행에서 우리를 믿고 자금을 주기로 했소." "좋소." 이렇게 해서 현대중공업은 조선소를 짓고 배를 만들 수 있게 됐다. 물론 이 일화가 이렇게 단순하지는 않지만 맥락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한 창업자가 근거리무선통신(NFC) 모듈을 활용한 팬시상품을 만들겠다고 찾아왔다. 고객은 아이돌 팬클럽 회원들이고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연예기획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할 것이라고 했다. 기획사도 좋다고 했단다. 제품이 나오기만 하면 팬클럽 회원들이 앞다퉈 구매할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제품 개발을 위한 2,000만원의 투자비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일단 투자금이 있어야 제품을 만들고 기획사에 라이선스비도 줄 수 있는데 그게 없어서 시작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투자자는 이 시장을 잘 모르기 때문에 선뜻 결정하기가 어렵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아들을 빌 게이츠 딸과 결혼시키는 방법'을 통해 방법을 찾아보자.



우선 연예기획사를 찾아간다. "내가 당신네 아이돌을 위해 이런 제품을 만들겠소." "라이선스비를 내시오." "팔리는 대로 주겠소." "좋소." 그다음은 제품 소개를 킥스타터(www.kickstarter.com)·와디즈(www.wadiz.co.kr)·오픈트레이드(www.opentrade.co.kr) 같은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소셜미디어나 인터넷 매체 활용 자금조달) 사이트에 올린다. 그리고 팬클럽 회장에게 찾아간다. "당신들의 스타와 만날 수 있는 제품이오." "제품이 나왔소?"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서 볼 수 있소. 한정판이니 지금 신청하시오." "알겠소. 회원들에게 알리겠소." 창업자가 생각한 대로 이들이 좋아할 만한 제품이라면 주문이 들어올 것이다. 그럼 그 돈으로 만들면 된다. 이후 투자자 설득도 용이할 것이다. 주문이 들어오지 않았다면 창업자의 생각이 틀린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다행이다. 안 만들면 되니까. 괜히 돈 들여 만들었다가 망할 뻔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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