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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표류하는 FTA

자유무역협정(FTA)은 공화당 하원과 백악관이 한 목소리를 내야만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다. 하지만 양측은 일을 그르치기로 작정한 듯 보인다. 존 베이너 하원 의장은 그 동안 한미 FTA를 파나마ㆍ콜롬비아 FTA와 패키지로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콜롬비아 및 파나마와의 FTA를 질질 끌고 있다. 그는 지난 7일(현지시간) 미 상공회의소를 방문해 "우리는 콜롬비아 및 파나마와 FTA 협정을 계속 진행할 것이다"라는 모호한 말만 되풀이했다. 미국은 2006년 처음으로 콜롬비아와 FTA 협상을 시작했지만 이후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9일 하원 세입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한미 FTA 조기 비준 방침을 밝히며 사실상 한미 FTA와 콜롬비아 및 파나마와의 FTA를 분리처리 할 것임을 시사했다. 공화당 내부도 자중지란에 빠졌다. 공화당은 FTA체결로 피해를 본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무역조정지원(TAA) 프로그램 연장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TAA 프로그램은 오는 12일 활동이 종료된다. 미 하원세입위원회 데이브 캠프(공화당) 위원장은 TAA와 안데스무역특례법(안데스국가들에 대한 수입관세 면제혜택 명시법) 을 연계하는 법안 발의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에 세 개의 FTA를 한꺼번에 처리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두 법안을 연계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상한 논리다. 콜롬비아 및 파나마와의 FTA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을 우려한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입장을 바꿔 안데스 국가들과의 FTA 체결에 난색을 표할 수 있기 때문이다. TAA는 사실 국가재정을 좀먹는 프로그램이다. 2001년 처음 시행될 때 TAA에 드는 비용은 4억600억 달러였지만 올해는 24억달러에 달한다. 효과도 크지 않다. 2008년 한 미국 대학교는 조사를 통해 "노동자들이 TAA 프로그램을 통해 새 직업을 찾았지만 임금 수준이 낮은 곳으로 배정됐다"며 "이 프로그램의 가치가 의문시 된다"고 말했다. 하원은 당초 8일 캠프 위원장이 발의한 법안을 표결에 부치기로 했지만 일부 공화당 의원의 반발로 표결을 연기하기로 했다. 특히 무분별한 재정지출을 결사 반대하는 티파티 소속 의원들이 이 법안에 찬성표를 던질지 의문이다. 캠프 위원장은 오히려 사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하루빨리 정치적 잡음을 없애고 백악관ㆍ의회 할 것 없이 의견을 하나로 수렴해 FTA 신속 체결을 위해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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