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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담뱃세ㆍ주세ㆍ건강세… 또 뭐가 남았나

정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복지공약 실천을 위해 또 한번 증세 카드를 만지작거린 모양이다. 기획재정부 예산실은 25일 열린 재정계획위원회에서 건강보험 재원확충을 위해 부가가치세ㆍ개별소비세ㆍ주세에 건강세를 더하는 방안을 담은 문건을 배포했다고 한다. 주무부서인 세제실은 "아이디어 차원일 뿐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며 펄쩍 뛰지만 '증세는 없다'고 외쳐왔던 정부 안에서 이런 얘기가 흘러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국민들은 혼란스러울 따름이다.

박 대통령은 출범 이후 지금까지 '증세 없는 복지'를 끊임없이 강조했다. 지난달 28일 수석비서관회의 때 "국민 세금부터 거둘 생각을 하지 말아달라"고 말한 데 이어 이달 11일에는 국무위원들에게 "공약한 것은 지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복지공약 실천을 위해 서민들의 부담을 늘리지는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증세는 기정사실이 된 지 오래다. 정부도 알고 있으면서 고백하지 못할 뿐이다. 재정부 예산실은 우리나라의 전체 살림살이를 짜는 부서다. 그런 곳에서조차 복지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건강세를 검토했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럼에도 정부는 공약의 덫을 치우지 않은 채 한사코 피해가려고만 하고 있다. 요즘 각종 구실을 붙여 거론하는 간접세 위주의 세수확대 방안은 그 부작용의 결과다. 이미 국회에는 담배에 붙는 건강부담증진금을 354원에서 1,146원으로 올리는 법안이 발의돼 있고 술에 새로운 세금을 붙이는 방안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국책연구소에서는 부가가치세 납부방식 변경을 들고 나왔다. 국민 행복을 위한 증세 없는 복지확대가 오히려 서민들에게 독이 돼 돌아오고 있는 형국이다.

복지재원 마련방안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다면 제2, 제3의 건강세는 언제든 다시 나타날 수 있다. 지금이라도 증세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 한 '다음에는 또 무엇을 들먹일까' 하는 국민들의 불안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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