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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다양한 생물들에게서 옷과 먹거리, 집 지을 재료 등을 얻어와 삶을 꾸려왔다. 과학이 발달한 현대에는 자연에서 유용한 의약품 원료를 얻어 개발하기도 한다. 아스피린은 버드나무류 껍질과 장미과의 터리풀 종류(Filipendula ulmaria)에서 발견된 살리실산에서 유도된 아세틸살리실산으로 제조된다. 약국에서 팔리는 처방약의 25% 정도는 식물에서 추출된 것이고 40% 정도가 생물에서 유래한 천연물이다. 전세계에서 사용되는 119가지 순수약물 중 88가지가 원주민들의 민속식물학적 지식을 실마리로 개발된다. 이에 따라 유엔총회는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생물다양성 손실 속도를 줄이기 위해 2010년을 세계 생물다양성의 해로 지정하기도 했다. 세계자연보호재단은 생물다양성을 '수백만여 종의 동식물, 미생물, 그들이 담고 있는 유전자, 그리고 그들의 환경을 구성하는 복잡하고 다양한 생태계 등 지구상에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의 풍요로움'으로 정의한다. 저자들은 이 같은 생물다양성의 의미와 중요성을 일깨우며 인간에게 주는 혜택, 생물다양성을 파괴하는 원인 등을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현 상황을 젱가(Jenga)라는 게임에 비유한다. 젱가는 직육면체 나무토막들을 가지런히 쌓아 올린 후 하나씩 빼다가 전체 구조물이 무너지면 끝나는 게임. 최 교수는 "언제 어떤 종이 사라졌을 때 생태계 전체가 와르르 무너져 내릴지 아무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생물다양성 문제는 기후변화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지구촌 환경 문제로 떠올랐다. 조도순 가톨릭대 교수는 "서식지의 감소는 해양과 담수생태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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