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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m 가까운 키에 무게가 2.5톤에 이르는 크기에도 불구하고 풍기는 기색이 왠지 모르게 새침하다. 작품의 이름은 'the nosy'. 의역하면 '참견쟁이' 정도가 된다. 사람처럼 보이는 이 거대한 돌 조각은 탁월한 조형적 감각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스위스 출신의 작가 우고 론디노네의 작품이다. 5개의 연작 중 하나로 나머지의 이름은 '변태' '관찰자' '호기심쟁이' '순종자'이다.
작품을 보고 스톤헨지·모아이 등 고대의 거석상이 떠올랐다면 정확한 연상이다. 뉴욕 록펠러 광장에서의 전시 제의를 받은 작가는 가장 도시적인 장소에서 가장 원초적이고 원시적인 형태의 조각을 해보자는 생각에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작가는 도시 근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건축용 청석을 자르고 깎고 쌓아 사람의 형상을 만들고 감정을 불어넣었다. 돌을 최대한 건드리지 않는 것이 작업의 목표였다. 실제 머리에 놓인 돌은 전혀 손대지 않은 채 발견된 형태 그대로를 얹어 놓았다고 한다. 작품은 1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서울 종로 국제갤러리 K3관에서 열리는 작가의 개인전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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