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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문'서 '철문'으로 김영권의 기막힌 반전

'월드컵 부진' 십자포화 1년 뒤 축구협회 '올해의 선수'에

오른 무릎 통증에 알제리전 부진… 팬 비난 딛고 아시안컵서 재기

슈틸리케호 14G 출전 무실점 견인… 손흥민·기성용 제치고 별 중 별로

女선수상에 윤덕여호 주장 조소현

소감 밝히는 김영권
손흥민·기성용을 제치고 올해 한국축구 최고의 별로 뽑힌 김영권이 23일 2015 대한축구협회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그는 "지난해 어려운 상황이 많았기 때문에 올해 발전할 수 있는 해로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영예가 돌아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축구대표팀 중앙수비수 김영권(25·광저우 에버그란데)에게 지난 2014년은 악몽이었다. 6월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부진으로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알제리와의 조별리그 2차전. 김영권은 상대 공격진의 빠른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했고 대표팀은 2대4로 졌다. 경기 뒤 그는 "너무 후회된다"며 눈물을 참지 못했다. 팀 패배가 수비수 한 명의 잘못일 리 없었지만 일부 팬들은 김영권에게 책임을 돌렸다. '자동문'이라는 오명도 뒤집어썼다. 제물로 생각했던 알제리에 완패한 데 이어 한 수 위 벨기에를 상대로도 이변을 연출하지 못하면서 대표팀은 1무2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월드컵을 마감했다.

한국 축구의 쓰라린 단면을 등에 졌던 김영권이 1년여 만에 기막힌 반전을 이뤄냈다. 김영권은 23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015 대한축구협회(KFA) 시상식에서 올해의 남자선수상을 받았다.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토트넘)과 핵심 미드필더 기성용(스완지시티) 등 빅리거들을 제치고 가장 빛난 한국 축구의 별로 인정받은 것이다. 올해의 선수는 기술위원 투표(50%)와 언론사 축구팀장단 투표(50%)로 가려진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올해의 남자선수로 뽑혔던 손흥민은 올해 대표팀에서 9골 4도움으로 최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3년 연속 수상을 바라봤으나 대형 수비수 재목으로 돌아온 김영권의 팀 공헌도를 넘지는 못했다.

김영권의 헌신은 올해 슈틸리케호가 이뤄낸 성취와 맞물려 더욱 빛났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올해 20차례 A매치에서 16승3무1패를 기록했다. 유일한 패배는 1월 호주 아시안컵 결승 호주전 1대2. 대표팀은 20경기에서 44골을 넣는 동안 4골만 허용, 경기당 0.2실점으로 기록적인 짠물 수비를 선보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가맹 209개국 가운데 최소 실점 2위. 강팀과의 대결이 적었다고 해도 특기할 만한 성과다. 대표팀에는 쉽게 지지 않는 팀이라는 색깔이 입혀졌다. 그 중심에 김영권이 있었다. 올해 A매치 14경기를 뛰며 무실점 행진을 이끌었고 이라크와의 1월 아시안컵 4강(2대0 한국 승)에서는 쐐기골까지 넣었다. 8월 동아시안컵에서 임시주장을 맡아 팀을 우승으로 이끈 그는 소속팀 광저우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하기도 했다.

김영권은 고교 시절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축구를 그만둬야 할 상황에 내몰리기도 했다. 그는 그러나 축구화를 사기 위해 막노동까지 해가며 버텨냈고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의 주역으로 '제2의 홍명보'라는 평가를 받기에 이르렀다. 최고 무대인 월드컵에서 예상치 못한 시련에 부딪혔지만 김영권은 올해 아시안컵을 발판으로 삼아 화려하게 재기했다. 지난해 월드컵 기간 김영권은 오른쪽 무릎 등에 간단치 않은 통증을 안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초 인터뷰에서 그는 당시를 돌아보며 "경기력이 안 좋았던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부상 등의) 핑계를 대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단상에 오른 김영권은 "정말 기분 좋지만 조금은 얼떨떨하다"며 "대표팀 무실점이 가장 큰 수상 요인인 것 같다"고 밝혔다. 무실점 기록에 대해서는 "슈틸리케 감독님이 강조한 덕분"이라며 "전술적인 부분이 가장 크다. 경기장 안에서의 움직임·조직력에 대해 알려주셨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는 올해만큼만 하자는 각오"라는 그는 유럽 빅리그 진출에 대해서는 "언제든 계획하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187㎝, 74㎏의 체격조건을 갖춘 김영권은 왼발 킥 능력도 뛰어나다. 브라질 대표팀 감독 출신인 루이스 스콜라리가 광저우 감독이며 광저우에서 김영권의 연봉은 2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소현(27·인천현대제철)은 올해의 여자선수로 뽑혔다. 조소현은 6월 캐나다 여자월드컵에서 주장으로서 대표팀을 사상 첫 16강으로 이끌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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