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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 중국 공산당 17기 3中全會 9일 개막

"中華의 꿈을 향해" 공세적 개혁·개방 전환<br>1兆8,000억弗 외환 무기로 국제사회 영향력 강화 추진<br>미국發 금융위기 해소 지원위한 '中역할론' 논의도 관심



#1= 1979년 1월 28일 중국의 최고 지도자였던 덩샤오핑(鄧小平)은 미국 땅을 밟았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중국 지도자로서는 첫 방미였다. 덩은 미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와 귀국성명에서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그만이다"라는 뜻의 '흑묘백묘(黑猫白猫)'론을 설파했다. #2= 2008년 9월 22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미국의 4대 투자은행의 하나인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월 스트리트가 공황상태에 빠져들자,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의 금융위기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SOS(긴급구조요청) 신호를 보냈다. 이에 후 주석은 "미 금융시장의 안정이 중ㆍ미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된다"면서 지원을 약속한다. 첫 번째 장면은 중국 현대사의 흐름을 바꾼 개혁개방 정책이 채택됐던 1978년 12월의 중국 공산당 제11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11기 3중전회) 한 달 뒤의 일로, 이 때 중국은 미국의 시장경제를 배우기 위해 몸을 낮췄다. 두 번째 장면은 개혁개방 30년을 결산하는 17기 3중전회를 한 달 앞둔 시점으로 이번엔 반대로 미국이 자국 시장의 실패를 인정하며 중국 앞에서 고개를 떨궜다. 중국의 국력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30년만에 미국을 돌봐야 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이처럼 달라진 위상 속에서 앞으로 중국의 개혁개방은 어떻게 좌표가 설정될까. 전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9일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17기 3중전회가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다. 중국은 이번 17기 3중전회를 기점으로, 경제개발과 성장에 중점을 뒀던 지난 30년간 개혁개방을 한 차원 높여 중국의 국제사회에 대한 영향력을 대폭 강화하는 '공세적 개혁개방'으로 방향을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 정치국은 지난달 28일 후진타오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주재한 회의에서 "이번 17기 3중전회가 국제정세의 복잡하고 심각한 변화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열린다"면서 "중국이 개혁발전의 관건적 단계에 진입했다"고 선언,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했다. 실제로 중국은 1조8,000여억달러에 달한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국부펀드를 설립한 뒤 미국의 2대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지분을 비롯한 해외자산들을 마구 사들이고 있다. 전문가들도 이번 3중전회에서 제시될 미래의 개혁개방은 이전과 확연히 다를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정핑 홍콩사회연구소장은 "지난 30년간의 해외 진출이 해외 시장 진입을 의미했다면 앞으로 30년간은 글로벌 경쟁에서의 승리를 추구한다는 것을 뜻할 것"이라고 말했고, 대만대학 경제학과 의 스치핑 교수는 "30년 전에 열린 11기 3중전회는 이후 30년간의 발전에 영향을 준 중대한 회의였다"면서 "이번에 열리는 3중전회도 그에 못지않은 중요성을 띠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3중전회에서는 최근 국제 금융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중국 역할론'에 대해 어떻게 입장이 정리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중국 은행감독위원회의 류밍캉 주석이 최근 "인민은행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담판을 벌이고 있으며 미 국채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미국의 금융위기 해소를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바 있어 전향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올해 하반기 및 내년 중국경제정책이 어떤 틀로 짜여질지 관심이다. 중국 공산당은 이번 회의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최근 경제형세와 거시정책 조정에 관한 보고를 청취한 뒤, 이를 토대로 침체된 증시를 부양하고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신축적인 금융정책과 재정정책을 도출해낼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 주변에서는 중국 인민은행이 이번 3중전회 이후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선인완궈(申銀萬國)증권은 "중국 국내경기의 하강이 가속화하면서 지난 9월 15일 대출금리 인하에 이어 국내 금리 및 지급준비율을 추가적으로 하향 조정할 여지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또한 경제정책의 방향에도 일대전환이 이뤄져, 과열과 물가억제라는 양방(兩防)정책에서 성장유지와 물가억제라는 일보일공(一保一控) 정책으로의 선회가 이번 3중전회에서 추인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광다(光大)증권 관계자는 "지금은 중국의 금융정책이 전반적인 전환기를 맞고 있다"면서 "통화팽창 억제 보다는 중국경제의 하강을 어떻게 막을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증시 부양책으로는 주식 배당세율을 현재의 10%에서 5% 또는 그 이하로 낮추는 방안과 주가지수선물시장 개설 등이 거론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또 내년 시행을 목표로 기업에 대한 감세 외에 이자세율 인하와 면세점 인상 등으로 개인 소득을 늘려 소비를 확대하는 방향의 대규모 감세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이 표면적으로 특히 강조하는 이번 회의의 화두(話頭)는 삼농(三農ㆍ농업 농촌 농민) 개혁이다. 후진타오 주석은 지난달 28일 소집한 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당과 정부의 농촌개혁 추진 방향을 제시할 '농촌개혁발전에 관한 중대문제 결정'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논의했으며, 이 보고서는 17기 3중전회의 심의를 거쳐 정식 공표된다. 또한 후 주석은 지난달 30일 안후이(安徽)성 펑양(鳳陽)현을 방문한 자리에서 농민의 토지 양도를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혀 이 문제에 대한 처리 결과가 주목된다. 이와 함께 이번 3중전회에서는 이미 전세계 인류 공통의 해결과제로 떠오른 멜라민 유제품 파동에 대한 논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멜라민 파동으로 인한 중국산 제품 전반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신을 해소하고, 실추된 중국의 국가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어떤 해법이 도출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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