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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현종의 글로벌 워치] 고개드는 '달러 붕괴론'

기축통화 무너질땐 세계공황 우려<br>달러 추락→자산 매각→금융혼란 올수도…1兆 달러 자산 소유 亞 최대피해 가능성<br>무역 불균형 차단 위한 국제적 공조 필요…달러貨 대체 새기축통화체제도 장기과제


최근 달러가치가 추락하면서 달러 위기론에, 붕괴론까지 생겨나고 있다. 문제는 기축통화 달러의 붕괴가 미국 경제의 파국만이 아니라 세계 경제 몰락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은 아닐지라도 그 가능성만으로도 달러 그늘 아래 사는 국가들에게는 신경 쓰이는 사안이다. 고개 드는 달러 위기론의 안팎을 들여다본다. 추락하는 ‘절대화폐’. 그로 인해 최근 일고 있는 달러 재앙론은 다시 말하면 기축 통화의 붕괴 시나리오다. 그 출발점은 감당키 버거운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미국의 빚이다. 기축통화로서의 달러 지위는 날라가고 세계 경제는 파국의 국면으로 치달을까. 그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국제간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상황이다 ▦미국의 빚+달러본위제도 결함 등에서 출발=달러 붕괴의 시나리오는 미국이 능력 이상의 소비국이란 점에서 시작된다. 수출보다 수입이 많고 세금을 줄여 다시 써댄 결과가 민간과 정부부문에 쌓인 사상 최대의 부채다. 그리고 저축으로 빚을 해결하지 않고 기축통화국이란 지위를 최대로 활용, 달러를 찍어내고 게다가 새로운 신용 창출을 통해 끝없이 대외 적자를 메워 나가며 문제를 키우고 있다. 신용초과창출로 인한 이른바 ‘부의 효과’는 국내적으로는 부동산과 주식 채권 시장 거품의 원인이다. 경상수지 적자를 다른 나라가 미국에 투자하는 자본수지 흑자로 메꿔가는 현실은 바꿔 말하면 외국 정부나 투자가들이 미국의 국채나 회사채를 사주지 않는 다면 달러는 붕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의미한다. 미국의 경상 수지 적자가 결국 수출을 통한 자국 성장의 동력이 되고 있는 대미 경상수지흑자국들의 경우도 파국의 위험은 미국과 맞물려 돌아간다. 넘치는 달러화 유동성과 그에 따른 자산 및 경제의 거품이 달러 붕괴시 함께 꺼져버리는 국면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달러 위기의 원인은 세계 경제 시스템에도 깔려있다. 과거 1970년대 이전 금본위제 당시와는 달리 현재 달러본위의 국제통화체제는 전세계적 신용 거품을 부추기는 문제와 함께 국제간 수지 불균형을 막아주는 자동조정기능이 없는 결함을 안고 있다. 이로 인한 무역 불균형(경상수지와 투자 수지의 불균형)으로 생긴 적자를 메꾸기 위해 미국은 더 많은 신용을 생산해 내고 있다. 그 생산은 결국 미국을 통해 흑자를 만들고 있는 개도국들에 압박이 되어 다시 돌아오는 악순환을 거듭하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달러화 붕괴 시나리오…파국의 짐은 아시아가 가장 무거울 듯=달러 붕괴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건 달러 급락과 함께 최근 각국이 달러 자산을 슬슬 처분할 조짐을 보이면서부터다. 달러화 붕괴의 신호탄은 대미무역흑자국들이 달러가치 하락이 심화되거나 미국 경제의 상당부분이 더 이상 신용가치가 없다는 것을 인식, 달러 자산 대량 매각에 나서는 시점에서 터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달러화의 신뢰성에 기반을 둔 국제금융질서 붕괴를 뜻한다. 바로 달러 가치 하락-달러표시 자산 매각-달러체제 붕괴-금융대혼란-미 경제 붕괴-세계 경제 몰락의 시나리오다. 상황의 범주 차이는 있지만 달러 위기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는 소문의 단계를 넘어 유력 인사들의 입을 통해서도 나오고 있다. “향후 5년 이내 달러 위기가 닥칠 가능성 75%.” 폴 볼커 전 FRB 의장의 말이다. 에르베 게마르 프랑스 재무장관도 최근 달러 속락세가 지속될 경우 전세계적 재앙적 상황이 올 거라며 특히 아시아가 받을 타격을 우려했다. 막대한 달러 자산으로 외화 유동성이 급증한 아시아의 경우 달러 붕괴시 파국의 짐을 가장 무겁게 안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아시아국들은 1조 달러를 넘는 미 국채에 최소 9억 달러로 추정되는 미국내 외국 자산의 상당 부분을 함께 소유하고 있는 상태다. 달러 추락이 지속돼 달러 위기가 온다면 지난 70년대 브레튼우즈시스템 붕괴나 80년대 플라자 합의 당시보다 훨씬 더 큰 위기 상황이 만들어 질 가능성을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국제적 공조 필요…새 기축통화 체제도 검토 필요=달러 위기 가능성과 관련 최근 뉴욕타임스는 제2플라자 합의 도출과 함께 선진 5개국이 인위적환율조정에만 합의했던 20년전과는 달리 환율에다 각국의 경제 거시 정책까지 병행 조정돼야 한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금리 조정을 통해 내수를 억제하고 대미흑자국들은 재정 지출을 늘려 소비를 진작시키는 국제적 공조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달러 붕괴를 피하기 위한 직접적인 방안으론 무엇보다 국제사회가 달러 하락 사태를 연착륙시키기 위한 합의를 끌어내 달러 하락 속도를 세계 금융시장이 대응할 수 있는 수준으로 늦추는 것이 요구된다. 또 대미 무역 흑자국들은 미국내 자산이나 재무부 채권 매입 페이스를 유지,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일정 수준 보전토록 해줄 필요가 있다. 현행 달러본위제의 문제점인 지속적인 무역 불균형을 막을 수 있?근본 메커니즘을 찾아 내는 건 다음 단계 과제다. 이를 위해선 통화 공급을 통제할 수 있는 새로운 국제 통화 협정도 상정 가능한 안이다. 새 시스템을 통해 지속적인 무역 불균형을 차단하고 전 세계 통화공급의 증가가 통제돼 정연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배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난 1944년 파운드를 제치고 달러가 세계 통화라는 지위를 차지했듯이 장기적으로는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새 기축통화 체제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장기적 검토 과제다. 달러화 추락이 자칫 세계적 공황으로 벌질 가능성은 지금 요소요소에 숨어 있다. 최근 외환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동성이 그 대비가 필요한 때임을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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