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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외국 고급인력 채용 바람

"미국인 해고자리 값싼 우수인력으로 충원"<br>은행들 작년 취업비자 건수 30%이상 늘어<br>외국인 고용제한 입법 추진등 반감도 확산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미국 뉴욕 월가의 은행들이 최근 들어 외국인 고급인력의 채용을 늘리고 있다. 월가 유수의 은행들이 대규모 해고사태로 공석이 된 자리에 미국인에 비해 임금이 싼 해외 인력을 고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외국인들에 대한 월가의 취업 문호가 넓어질 전망이다. 2일(현지시간) AP통신은 이번 금융위기로 총 1,5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 받은 12개 은행들의 H-1B비자 신청건수가 최근 6년간 2만1,800건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비자신청건수도 전년보다 30%이상 늘어난 4,163건으로 집계됐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H-1B 비자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리에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취업비자로, 은행들은 그간 비자발급을 통해 신흥국가 출신의 부사장, 변호사, 투자분석가 등을 채용해 왔다. 은행들이 외국인 전문가를 채용하는 것은 미국인에 비해 비용이 훨씬 적게 들기 때문이다. 은행으로서는 외국인 전문가의 경우 비슷한 수준의 미국인 인력이 받는 급료보다 훨씬 적은 급료를 지급해도 법적인 문제가 없고, 이들의 임금 요구 수준도 내국인에 비해 낮다는 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실제 이들 외국인들의 평균 연봉은 미국인 평균 연봉의 1/2 수준인 9만721달러에 불과한 실정이다. 구직자 입장에서도 자국 고용 시장의 여건이 좋지 않은 마당에 글로벌 금융의 본산인 월가 은행 진출은 여러모로 이점이 많아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능력을 갖춘 세계적인 인재를 고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앞으로 이런 추세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추세에 대한 미국내 반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공적자금으로 연명하고 있는 은행들이 거액을 들여 외국인을 채용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터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인을 해고한 자리에 값싼 외국인 고학력자들을 들여 앉히는 것은 근거가 부족하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로체스터 기술 연구소의 론 히라 교수는 "미국인들은 자기가 낸 세금의 편익이 미국인들에게 돌아가길 원하지만, 일자리 제공 측면에서 보면 편익의 누수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외국인 고용을 제한하려는 입법을 서두르려는 모양새다. 실제 공화당의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은 H-1B비자제도의 개혁과 함께 고용주들이 미국인을 우선 채용토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내 고용 분야에서도 국수주의적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며 "실업률이 가까운 시일 안에 두자리 수를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외국인 고용 문제가 사회 이슈화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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