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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 같은 건물에 연구원만 1만1000명

■ 첨단 자동차기술의 산실 '르노 테크노센터' 가보니<br>아방세·뤼셰·프로토 등 3개건물이 심장역할<br>회의실만 940개… F1 통해 도전정신 키워

르노 스포트 F1의 연구실에서 개발자들이 신차 시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곳에서는 4개 F1팀에 공급할 엔진을 개발한다. /사진제공=르노


일본 잡으려 작정하고 만든 '비장의 무기'
벌집 같은 건물에 연구원만 1만1000명■ 첨단 자동차기술의 산실 '르노 테크노센터' 가보니아방세·뤼셰·프로토 등 3개건물이 심장역할회의실만 940개… F1 통해 도전정신 키워

파리=맹준호기자 next@sed.co.kr













르노 스포트 F1의 연구실에서 개발자들이 신차 시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곳에서는 4개 F1팀에 공급할 엔진을 개발한다. /사진제공=르노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약 20㎞를 달려 이블린이라는 평야 지대에 도착했다. 이곳에는 멀리서 보면 대형 스포츠 스타디움같이 보이는 특이한 시설이 있다. 유럽 최대 자동차 연구개발(R&D) 센터 중 하나인 르노 테크노 센터다.

프랑스 르노그룹은 1991년 과거 민간 비행장으로 쓰이던 150㏊ 부지를 확보, 7년에 걸쳐 10억유로를 투자해 면적 42만5,000㎡ 규모의 최첨단 연구단지를 구축했다. 현재 르노삼성차에서 파견 나온 한국인 연구자 40명을 포함해 45개국의 1만1,000명이 근무하고 있는 이곳은 첨단 자동차 기술과 디자인의 산실로 불린다.

르노 테크노 센터에서 가장 중요한 건물은 3개다. '아방세(앞선ㆍ선진의)'라는 이름의 건물에서는 기초 기술과 미래 디자인을, '뤼셰(벌통)'라고 이름 붙인 건물에서는 구체적인 차량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관련 연구자들을 건물 내에 종과 횡으로 포진시켰다는 뜻에서 건물 이름을 벌통으로 정했다. 세번째 중요 건물은 '프로토(시제품)'라는 곳으로 테스트 모델을 만들고 이를 양산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집중 연구한다.

르노가 기술센터를 건립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1980년대 후반 일본차의 공습이었다. 그들은 신차 개발에 걸리는 시간이 45개월에 불과했다. 반면 르노는 신차 개발에 60개월이 걸렸고 아무리 추격하려고 해도 일본 업체들은 이미 저 멀리 도망가 있었다. 르노가 1998년 기술 센터를 완공한 후에는 신차 개발에 걸리는 시간이 30개월로 줄었고 비용 면에서도 효율성이 크게 높아졌다.

이곳 연구자들은 '윗선의 지침'에 따라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한 주제를 연구한다. 모든 의사결정은 연구자들의 협의를 통해 이뤄진다. 센터 내 회의실만 940개가 있다는 점이 이를 대변한다.

티에리 티트레 르노그룹 아시아태평양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매년 매출액의 6%(지난해의 경우 약 25억유로)를 R&D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시대흐름에 맞는 기술을 먼저 확보하고 이를 제품으로 현실화해야만 요즘과 같은 혁신의 시대에 적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파리 남부 비리 샤티옹이라는 지역에 있는 '르노 스포트 F1'이라는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르노그룹이 100% 지분을 소유한 법인으로 포뮬러 원(F1) 머신의 엔진을 개발하는 곳이다. 르노는 레드불ㆍ로터스ㆍ윌리엄스ㆍ캐터햄 등 4개팀에 엔진을 공급하고 있다. 현재 F1 엔진 공급사는 르노, 메르세데스-벤츠, 페라리, 코스워스 4개사 뿐이다.

이곳 250명의 연구자들은 현재 거대한 도전을 하고 있는 중이다. 국제자동차연맹(FAI) 규정에 따라 내년부터는 기존 8기통 2,400㏄ 엔진 대신 6기통 1,600㏄ 엔진을 써야 한다. 르노 스포트 F1은 새로운 1,600㏄ 터보 엔진을 개발하면서 두 개의 전기모터를 이용한 하이브리드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회생제동장치와 배기가스로부터 얻은 에너지를 전기로 바꿔 추가적인 동력을 얻는 시스템이다.

르노는 1977년 이후 36년간 F1에 참여하고 있다. 이 기간 도요타ㆍ혼다 등 대중차 메이커는 물론 BMW마저도 이런저런 이유로 F1을 떠났다.

이런 상황에서도 르노가 F1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는 이유는 '기술'과 '마케팅'이다. 자동차의 역사에 획을 긋는 주요 기술들이 대부분 모터스포츠에서 나왔듯이 F1을 위한 노력에서 쌓인 데이터와 노하우는 결국 양산차 기술로 연결된다는 게 르노의 철학이다. 아울러 르노는 세계 9억명이 생중계를 보는 F1이야말로 360도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나탈리 피앙세트 르노 스포트 F1 매니저는 "F1을 통해 명성을 확보하고 세계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며 내부적으로는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F1을 통해 회사 전체가 도전의 정신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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