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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이어 강만수 장관까지 '위기론' 언급

"위기는 전혀 없다"→"IMF때보다 어렵다" 급변<br>"최윗선 인식 오락가락하는 거 아닌가" 지적도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IMF 외환위기 당시보다 (경제여건이)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IMF 때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에 동의하느냐'고 묻는 박병석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IMF 당시에는 유동성 위기만 넘어가면 됐고 세계시장이 호황이었다"며 "지금은 대외여건 등도 좋지 않아 다른 원인 등을 합쳐서 보면 경우에 따라서는 더 어려울 수도 있다"고 답했다. 앞서 강 장관은 "2,400억 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액과 은행·기업들의 건전한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한국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견뎌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강 장관은 지난 12일 로이터통신과의 회견에서 "우리의 은행들은 매우 건전하고, 부채와 자산 비율을 고려한 기업들의 상황도 상대적으로 견고하기 때문에 금융이나 실질적인 측면에서 해외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열흘 만에 뉘앙스가 완전히 바뀐 강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총괄적으로 지금 상황이 IMF 위기 때보다 심각하다"는 이 대통령의 전날 발언과 맞물려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총괄적으로 지금 상황이 IMF 위기 때보다 심각하다"면서 "그때는 아시아만의 위기였지만 지금은 세계경제 전체가 실물경제 위기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에 우리만 회복된다고 위기를 넘어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처럼 '위기론'을 직접 언급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9월 위기설'이 떠돌던 당시 '국민과의 대화'에서 "어려움은 있지만 위기는 전혀 없다"고 말한 데 이어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는 "현재 상황은 1997년 IMF 때와 다르다. 지나친 낙관론은 위험하지만 과도한 위기의식으로 불안감을 부추기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지난 13일 라디오 연설에서도 "어렵긴 하지만 IMF 외환위기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 상황을 보는 이 대통령의 인식은 일관돼 있다"며 "지금은 IMF 때와는 다르지만, 또 그때보다 극복이 쉽지 않다는 두 가지 측면을 다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과 강 장관의 '위기론' 언급은 그 의도와는 상관없이 최윗선의 상황 인식이 오락가락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낳아 불안감이 더 확대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전날에 이어 22일에도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지수가 불안한 조짐을 보인 것에 이 대통령과 강 장관의 '위기론' 언급이 한몫을 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김유정 민주당 대변인은 22일 논평을 발표해 "미국발 금융위기 이래 대통령의 경제 관련 발언은 무책임한 말바꾸기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또한 "외환위기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했다가 오히려 지금이 기회라고 했다가 이제는 총괄적으로 IMF 위기때보다 심각하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가를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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