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의 끝은 어디인가’ 지난 1985년 탄생한 ‘베스트셀링카’ 쏘나타가 또다시 새롭게 변신한 모습으로 화려하게 등장했다. 5세대 격인 NF쏘나타의 뒤를 이은 ‘쏘나타 트랜스폼’은 영화 트랜스포머의 후광효과를 노린 야심작이다. 이번에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외관은 작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전보다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라디에이터 그릴 가로바의 수를 줄이는 대신 간격을 늘려 중후한 인상을 풍겼으며 사이드에는 크롬 도금 몰딩을, 후면 범퍼에는 캐릭터 라인을 넣어 산뜻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인테리어는 이름에 걸맞게 파격적으로 바뀌었다. 운전석에 앉자마자 눈에 띈 대시보드는 기어박스와 일체형으로 연결해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인상을 풍겼다. 시동을 걸자 슈퍼비전 클러스터를 적용해 한층 화려해진 계기판에 푸른빛 백라이트가 비치면서 산뜻한 출발을 예고했다. 시동을 걸자 잠시 꿈틀대던 엔진룸이 금세 잠이 든 것처럼 조용했다. 아무리 진동과 소음에 민감한 운전자라도 정지 상태에서는 후한 점수를 줄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가속페달에서 전해지는 부드러움은 출발과 동시에 지면과 타이어, 시트를 통해 온 몸으로 전해졌다. 이번에는 주행성능을 만끽할 차례. 가속페달에 힘을 가하자 ‘부웅’ 하는 소리와 함께 차체가 앞으로 밀려나갔다. 튕겨나가는 듯한 느낌은 없었지만 부드러운 변속감과 비교적 빠른 반응속도는 베스트셀링카로서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줬다. 시내 주행에서는 시속 60㎞까지 2ㆍ3ㆍ4단 기어가 차례대로 맞물리면서 민첩한 주행성능을 과시했다. 트랜스폼의 심장은 4기통 1,998cc 세타2 엔진으로 최고출력 163마력에 최대토크 20.1kg·m의 힘을 자랑한다.. 출력은 기존 세타1 엔진보다 19마력이 늘어났으며 국내 시판 중인 수입차 BMW 520i(156마력)와 혼다 시빅 2.0(155마력)보다 높다. 2,000cc 가솔린 엔진에 터보차저나 슈퍼차저를 장착하지 않고 160마력 이상을 뽑아내기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트랜스폼은 시속 60~80㎞에 맞물린 4단 기어에서 급가속할 때 엔진음이 크게 들리는 게 다소 흠이었지만 100㎞ 이상 고속에서는 안정적인 주행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고속 주행에서는 저ㆍ중속에서 느낄 수 없었던 신형 엔진의 출력 증가분을 만끽할 수도 있었다. 스티어링 휠도 운전자의 의지에 따라 빠르게 반응했다. 스티어링 휠의 기어비를 높여 기존보다 휠의 움직임이 커지도록 설계했기 때문이다. 또 서스펜션을 구성하는 스프링과 쇼크업소버를 튜닝해 보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전해주면서도 곡선주로에서 차체가 흔들리는 롤링현상은 커지지 않았다. 대체적으로 쏘나타 트랜스폼은 한국을 대표하는 패밀리 세단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진화했다. 연비도 기존 모델보다 6.5% 개선된 리터당 11.5㎞로 동급 최고 수준이라 소비자들의 눈길을 다시 한번 사로잡을 듯하다. 또 300만원을 호가하던 내장형 양방향 내비게이션(DMBㆍDVD 포함)을 105만원에 제공하는 등 편의장치 수준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첨단 이미지와 편의사양과 달리 4단에 머물러 있는 변속기와 엔진 소음은 동급 수입차와의 경쟁에서 감점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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