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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건설의 미학'… 공항~미래도시 바다위 길 뚫렸다

전체 길이 21.38㎞… 세계 교량중 7번째로 길어<br>순수 국내 신공법 동원 52개월 짧은 기간내 완공



인천 바다의 특성상 인천대교의 공사 현장인 송도는 바람이 심하고 안개가 잦으며 하루에 두번씩 바뀌는 조수간만의 차가 매우 크다. 대규모의 공사를 벌이기에 불리한 환경을 고루 갖춘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최악의 자연조건 속에서 대한민국 건설의 새 역사가 쓰여졌다. 국내에서 가장 긴 다리인 인천대교가 지난 16일 시원하게 인천 바닷길을 뚫었다. 미래도시 송도와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를 연결하는 인천대교는 전체 길이 21.38㎞, 바다 구간만 12.34㎞로 전세계 교량 가운데서도 7번째로 길다. 완만한 곡선의 아름다움에 다양한 첨단기술이 도입된 인천대교는 앞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강렬한 첫인상을 심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대교가 쏟아낸 진기록들=인천대교는 지난 2005년 7월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비롯한 국내 대형 건설 7개사가 각 구간별 공사에 참여한 지 4년4개월 만에 일궈낸 대역사의 결과물이다. 국내 1위, 세계 5위의 사장교로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건설에 투입된 자재ㆍ인력ㆍ시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진기록을 쏟아냈다. 인천대교 건설을 위해 투입된 콘크리트 물량은 68만4,783㎥. 이는 레미콘 약 10만대 분량으로 웬만한 미니신도시(아파트 1만3,000가구 이상)를 지을 수 있는 물량이다. 사장교 구간은 케이블로 교량을 지지하다 보니 투입된 케이블 분량도 상상을 초월한다. 케이블 총 길이는 52.948㎞, 가장 굵은 케이블에는 7㎜ 구경의 작은 철선 301가닥이 들어간다. 이 작은 철선들을 모두 연결하면 서울과 부산 15회 왕복 거리인 1만1,964㎞에 달한다. 시공에 투입된 장비규모도 블록버스터급이다. 총 투입장비만 1,408대. 3,000톤급 해상 크레인을 비롯해 바퀴만 320개에 무게만도 600톤에 달하는 상판 이동을 위한 특수 캐리어 등 초대형 장비들이 총동원됐다. 세계 10대 건설 프로젝트로 손꼽힐 만큼 화제가 돼 공사기간 중에도 10만여명의 방문객이 현장을 둘러봤다. ◇순수 국내 신공법의 경연장 인천대교=인천대교는 건설규모에 비해 공기는 매우 짧았다. 서해대교 길이가 인천대교의 3분의1인 7.4㎞이지만 72개월이나 소요된 데 반해 인천대교는 불과 52개월 만에 대역사가 이뤄졌다. 비밀은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한 '패스트 트랙(fast-track)' 공법에 있었다. 인천대교는 공기 단축을 위해 상판 등 대부분의 구조물을 지상에서 제작해 해상으로 이동, 교각에 붙이는 공법을 이용했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고가교 상판 제작에 적용된 FSLM(full span launching method) 공법. 이는 콘크리트 타설 전에 강선을 최대한 당겨주고 시멘트를 부어 감싸주는 공법으로 불과 이틀 만에 상판제작이 가능했다. 일반적으로 공사 현장에서 직접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방식으로 50m 상판을 만들 경우 45일 정도가 소요된다. 서울 남산 높이의 인천대교 주탑은 3일에 1개 층씩 골조공사를 진행하는 '층당3일'이라는 신공법으로 완성됐다. 1개 층 공사가 끝나면 거푸집을 해체하지 않고 2,300톤급 유압잭 장비를 이용해 저절로 다음 층으로 이동한다. 일반 거푸집은 1개 층 공사가 끝나면 해체한 후 다음 층에서 다시 조립해 사용한다. 그만큼 시간과 인력이 절약되는 셈이다. ◇완만한 곡선에 숨어 있는 최첨단 안전기술=김화수 삼성건설 인천대교 현장소장은 "공사 전에도 공사 후에도 안전이 생명이었다"고 말했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대형선박이 오가고 짙은 안개와 강한 바람이 불어대는 송도 앞바다의 특성상 최첨단 안전기술을 도입해야 했다. 인천대교는 완만한 곡선으로 만들어졌지만 가운데 사장교 구간 1,480m는 직선으로 설계됐다. 항로인 사장교 구간을 인천항과 평행하게 직선으로 설계해야 대형선박들이 자유롭게 진출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탑 아래 부분에도 대형선박들이 오가는 특성을 감안한 안전장치가 숨어 있다. 충돌방지공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자동차의 범퍼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인천대교는 충돌방지공 44개를 2개의 주탑과 주변 교각 일부를 둘러싸는 형태로 바다에 심어 선박이 교각에 직접 부딪치는 것을 방지했다. 대형화물선이 부딪쳐도 교각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국내 최초 시설이다. 이밖에 인천대교를 달리는 차량들은 눈치채기 힘들겠지만 주탑과 주탑 사이의 사장교 구간 상판은 콘크리트가 아닌 강판으로 제작됐다. 케이블에 매달려 있는 사장교의 특성상 상판 두께를 줄여 바람의 영향을 최대한 적게 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용어설명> ◇사장교=주탑에서 비스듬히 친 케이블로 상판과 교각을 지지하는 다리를 말한다. 경간 150∼400m 정도 범위의 도로교에 흔히 쓰이며 경제적이고 미관도 뛰어난 설계가 가능하다. 한국에는 올림픽대교ㆍ서해대교ㆍ영종대교ㆍ인천대교ㆍ진도대교·돌산대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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