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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산책] 푸른 하늘을 되찾자

아이들이 그리는 하늘이 푸르지 않다. 요즘 아이들이 그리는 하늘은 희뿌옇고 심지어 꺼멓기까지 하다. 아이들이 거짓말할 리 없으니 이제 우리에게 ‘푸른 하늘’은 없는 것이다.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소위 선진국들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국가 중에서 부끄럽게도 1위이다. 그뿐인가. 자동차에서 많이 나오는 질소산화물은 조금 낫다는 것이 세계 2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 전체 인구 약 4,700만여명의 48%가 넘는 약 2,300만명이 11.8%의 면적에 불과한 서울ㆍ인천ㆍ경기 등 수도권에 모여 살고 있다. 좁은 땅에 많은 사람이 모여 살게 되니 물자 수송과 출퇴근을 위한 교통이 수도권에 집중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또 직장과 가정의 냉난방, 여러 공단의 생산 과정에서 엄청난 연료가 소비되고 연료 연소 과정에서 다량의 오염물질이 우리 공기 속으로 집중적으로 배출되면서 서울 하늘은 이제 검게 변색됐다. 요즘은 날씨도 제철이 없다. 장마철에는 비가 거의 오지 않더니 장마가 끝났다는 보도가 나오기 무섭게 지난 8월 들어서 12일까지 매일 비가 내렸고 이틀에 한번은 열대야가 계속됐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무더운 열대야가 8월 한달에만 11일이나 발생했다. 그리고 기상은 얼마나 불순한가. 해가 비치던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고 우산살이 부러질 정도로 강한 비가 내려치기도 한다. 이것을 어떤 학자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해석했다. 지구온난화로 대기 중 수증기량이 증가하고 이것이 대도시의 열섬 현상과 겹쳐서 발생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우리나라는 지구온난화에 도시 열섬 현상이 겹쳐져 지난 100년간 지구 평균보다 두 배나 높은 1.5도의 기온 상승을 보였다. 또 최근 국립기상연구소는 지금처럼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의 여름은 10월까지 6개월이나 계속되고 또 50년 뒤 부산과 목포에서는 겨울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수천, 수만년의 삶과 생존 자체가 현재 기후에 적응해 살고 있는 우리 국민과 생태계에는 이것이 재앙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우리는 푸른 하늘을 보면서 자랐고 언제나 그럴 줄 알았다. 우리가 어떻게 하더라도 하늘은 늘 푸르고 그 푸른 하늘에서 햇살은 맑게 비치며 시원한 산들바람이 불어올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어떤가. 상당한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보니 우리는 아파트에서 겨울에도 반팔로 지내고 커다란 자가용을 타고 편하게 이동하며 심지어 산 정상에서도 핸드폰으로 소통하면서 살고 있는데…. 그 사이 하늘은 더 이상 푸른색이 아니다. 햇빛은 뿌연 대기 사이로 힘겹게 통과하고 불어오는 바람은 후텁지근하며 오염의 냄새로 가득 차 있다. 그렇다. 우리의 하늘, 우리가 숨 쉬는 대기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오염될 대로 오염되고 말았다. 대기오염이 이처럼 심해진 원인은 무엇인가. 강남에서 남산이 잘 보이지 않고 북한산에서 인천 앞바다를 보지 못하게 된 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것은 우리가 ‘하늘’을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늘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해서 아무리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더라도 다 처리할 줄 알았지만 하늘에도 환경용량이라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하늘을 존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선조들은 하늘을 ‘한울님’이 사는 것으로 알고 중요한 때면 ‘제천의식(祭天儀式)’을 거행했지만 지금 세상의 우리는 하늘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것이다. 대기오염으로 수도권에서만 1년에 1만1,000명이 조기사망하고 연간 10조원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니 이것이 우리 인간의 무지와 편견과 오만에 대한 하늘의 응징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북한산에서 인천 앞바다가 보이도록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2004년 말에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했고 향후 10년간 4조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그리고 2007년 7월1일부터는 대형 사업장에 대기오염총량제가 적용, 공장 굴뚝에서의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근본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푸른 하늘을 다시 보고 싶다면, 어린 자녀들과 밤하늘의 은하수를 보면서 얘기하고 싶다면, 이제는 여러분이 나서야 한다. 에어컨 온도는 높이고 난방온도는 낮춰서 에너지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 대도시의 대기오염물질을 대부분 배출하는 자가용 이용을 자제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와 기업의 참여를 촉구하고 감시하고 때로는 동참해야 한다. 환경부는 2006년부터 ‘세계 차 없는 날’을 ‘푸른 하늘의 날’로 지정하고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있다. 올해도 9월20일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다양한 행사가 벌어졌다고 한다. ‘푸른 하늘’의 소중함을 다시 인식하고 실천 방안을 알아보는 데 다시 없는 좋은 기회가 아닌가. 여러분의 변화와 동참이 어느 때보다도 소중하고 절실하다. 필자도 참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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