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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인순이 8년 만에 뮤지컬 나들이

"후배들이 말리지만'뽕짝'은 나의 뿌리" <br>8년 만에 뮤지컬 나들이…'모험과 이슈' 시너지 효과로"음악은 청춘"



뮤지컬 '시카고'의 리허설이 한창인 성남아트센터. 저녁 늦은 시간인데도 무대 뒤는 배우들과 스텝들로 시끌벅적했다. 막 연습을 마치고 땀에 젖은 모습으로 나타난 인순이(52ㆍ사진)의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쉰을 넘긴 나이인데도 어디서 이런 에너지가 나오는 걸까. 가수 인순이. 혼혈 가수란 꼬리표를 달고 밤무대에서 뽕짝을 불렀던 그는 데뷔 30년을 넘긴 지금 오히려 더 큰 인기를 누린다. 6년만에 앨범을 내고 6월부터 시작하는 뮤지컬'시카고'에 캐스팅된 그는 1분이 아까울 만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8년 만에 뮤지컬에 출연하시죠. 감회가 새롭겠네요. "2000년 국내 초연 때 참여했던 작품이라 늘 애착을 가져요. 다시 하자는 얘기가 오랫동안 있었지만 그 동안 너무 바빠 성사되지 못했어요. 지금쯤은 다시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출연하기로 했죠." -뮤지컬 소개를 좀 해주시죠. "시카고는 제가 본 뮤지컬 중 가장 섹시한 공연이라고 장담할 수 있어요. 볼 거리도 다양하고 내용도 재미있고. 범죄자들에 대한 얘기지만 매우 세련되게 잘 풀어냈죠. 정말로'쿨'한 작품이에요." -뮤지컬은 노래뿐 아니라 연기도 필요한 작업인데. "평소에 공연 보는 게 취미일 정도로 공연을 많이 보면서 다른 배우들은 어떻게 연기하는지 유심히 살펴보면서 공부하고 있어요." 뮤지컬 '시카고'에서 인순이는 지난번 출연 때와 마찬가지로 살인자 '벨마'역을 맡았다. 그는 음반이 나온 시기와 뮤지컬이 맞물려 정신이 없지만 여유로울 때만 뮤지컬에 출연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고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넣고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다. -새로 나온 17집 앨범을 좀 소개해 주세요. "타이틀 곡은 '판타지아'와 'CRY'인데요. 판타지아는 격한 댄스는 아니고 살랑살랑 움직일 수 있는 댄스곡이에요. CRY는 락 발라드인데 제가 처음 불러본 장르죠. 기존에 제 목소리에서 절제된 감성으로 불렀어요. 예전 노래들과는 느낌이 달라요." -타이틀 곡 '판타지아'의 초반 반응이 좋다고 들었는데. "계절적인 요인이 있는 거 같아요. 여름도 다가오고. 처음에 앨범을 내면 빠른 곡으로 음반을 알리는데 이번에도 팬들이 좋아해줘서 고마울 따름이죠." -앨범의 콘셉트가 강렬하던데요. 판타지아 뮤직비디오도 환상적이더군요. "모두 다 마음에 들어요. 특히 '판타지아'는 댄스곡인데도 웅장하고 화려하죠. 전체적인 콘셉트는 여전사랍니다. 앞서 나가는 여자, 책임을 지는 여자, 뒤를 돌아볼 줄 아는 여자의 모습이죠." -앨범 반응은 어떤가요. "5년 만에 내는 음반이라 기대가 큰 만큼 걱정도 앞서요. 앨범은 발매 첫 주에 5,000장이 전부 판매돼 다시 제작에 들어갔어요. 음반 회사에서 많은 돈을 투자해서 내는 것이라 잘 됐으면 좋겠네요." -부담이 크겠네요. "아뇨. 솔직히 그렇진 않아요. 전 음반 내고 몇 달 안에 성과를 보려는 젊은 친구들과는 달라요. 제가 리메이크해 부른 '거위의 꿈'은 몇 년째 부르고 있는데 아직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요. 단기간에 인기를 끌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그는 뮤지컬 공연과 겹쳐 앨범 발매 초기에 홍보 활동을 못하는데 대해"조급한 마음은 없다"고 했다. 음반 하나를 내면 오랫동안 꾸준히 활동하기 때문에 걱정이 없다는 것. 거위의 꿈도 5년동안 부를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거위의 꿈 얘기가 나와 기자도 그 노래를 듣고 감동적인 느낌을 받았다고 하자 그는 이번 앨범의'아버지'라는 노래를 꼭 들어보라고 추천했다. -폭발적인 가창력과 열정이 트레이드 마크인데요.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 뭔가요. "사람들은 저보고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고 해요. 비결이요?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 모두다 어리고 젊어요. 솔직히 저는 1980년대 중반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요. 백화점에 쇼핑하러 가면 여성복 코너가 아니라 저도 모르게 캐주얼 코너에 가곤 해요(웃음). 그게 비결이라면 비결인 것 같아요." -젊은 후배들과도 작업을 많이 하셨죠. "조피디, 박진영, 클론 등 많죠. 재미있는 얘기 하나 할게요. 진영이는 절 만날 때마다'누나는 뽕짝(트로트) 하면 안돼요'라고 말해요. 하지만 제가 희자매로 데뷔해서 뽕짝을 불렀잖아요. 전 팬들이 원하는 노래면 뭐든 다 부를 생각이에요." -에너지의 원천이 어디서 나오나요. "무대죠. 무대 밑에서는'조신하게' 있다가도 무대에 올라가면 제 정신이 아니에요. 관객과 제가 내뿜는 기운이 부딪혀 무대에 불꽃이 튀는 거죠." -콘서트도 많이 하시죠.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는 대극장과 체육관에서 했는데 하반기에는 중소 도시에서 공연을 하려고요. 오는 8월에는 포천의 작은 공연장에서 콘서트를 가질 계획이에요." -지금도 노래 연습을 하시나요. "당연하죠. 저는 새로운 곡을 만날 때마다 열심히 연습해요. 남들이 부른 노래로 연습하는 버릇이 있어요. 계속 연습하지 않으면 안되죠." -어떤 노래를 부르나요. "최근에 '레이디 마마레이드', 마이클 볼튼 버전의 '예스터데이' 등을 연습했어요." -사람들이 여전히 인순이에 열광하는 이유가 뭘까요. "제가 쇼를 좀 아는 것 같아요. 모험을 할 때 과감하게 하고 이슈를 만들어 내는 감각이 있다고 할까요. 모험과 이슈가 시너지를 내면서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아요. 나이 오십이 넘었는데도 무대에서 짧은 핫 팬츠를 입고 재즈를 배워보겠다고 과감하게 미국으로 떠나는 것도 그런 맥락이죠. 제가 쇼의 감각과 감성에 충실해서 팬들이 좋아하는 게 아닐까요." -몸매가 정말 탄탄하신데. "몸은 관리해야 한답니다. 왜냐고요? 핫 팬티를 입어야 하니까요.(웃음) 식사 관리도 하고 아침에 산에도 가고 운동은 꾸준히 해요. 중요한 비밀 알려드릴까요? 항상 허리춤에 만보기를 차고 다녀요. 하루에 만보 이상 걸으려고 하죠. 만보기야말로 체력관리의 파수꾼이죠." -바쁜 일정 때문에 가족들에게 미안할 거 같아요. "전 취미 생활을 가급적 안 해요. 미안해서죠. 제 딸 아이가 15살인데 요즘 사춘기랍니다. 얼마 전에 딸 아이에게 애교를 좀 부렸는데 너무 냉정하게 대해서 펑펑 운 적이 있었어요. 다른 엄마처럼 밥도 차려주지 못해서 늘 마음에 걸려요." -인기도 많고 활동도 활발하시니 돈 많이 버셨겠어요. "남편과 저는 재테크에 '꽝'이에요. 땅도 사고 그랬으면 돈 좀 벌었을 텐데…. 남편이 '인순이 이미지 망가진다'고 땅도 사지 말라고 하더라고요.(웃음) 돈을 많이 벌긴 했지만 남들이 생각하는 것 만큼 그렇게 부자는 아니에요." 본인이 생각하는 가수 인순이는"뿌리는 뽕짝이고 히트곡이 그리 많지 않고 좋게 말하면 '전천후' 가수, 나쁘게 말하면 '개성이 없는' 가수"이다. 그는 어떤 가수로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을까. 팬들이 원하는 노래를 부를수 있는 가수, 무엇보다 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는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되고 싶은 게 '인순이의 꿈'이다.
■ 데뷔 31주년 새앨범 발표'여전사' 이미지 파격 변신

데뷔 31주년을 맞아 선보인 새 앨범에서 인순이는 '여전사'로 변신했다. 파격적인 의상과 메이크업으로 등장하는 음반 표지가 눈에 확 들어온다. 타이틀 곡인 '판타지아'와 'CRY'는 웅장한 댄스 비트와 락 발라드 곡으로 그녀의 가창력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는 평이다. 작곡가 이현승씨와 작사가 안지호씨 등이 참여해 대부분의 노래를 만들었다. '단지 내 몸이 이끌리는 대로 그대로 걸어가 나를 맡기겠어…'라는 판타지아의 가사는 여전사 인순이와 오버랩된다. 로마병사 복장을 한 여전사가 어울릴만한 가수가 그 외에 또 누가 있을까 싶다. 서른 살이나 어린 후배 가수 '나비'가 코러스로 참여해 선후배 간의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락 발라드 곡인 'CRY'는 그녀가 처음 시도하는 장르로 예전에 들어왔던 인순이의 음색과는 사뭇 다르다. '내가 울어 버렸다 그렇게 참아 왔던 눈물이 날 부른다…'로 시작되는 가사는 호소력 짙은 멜로디와 버무려져 세대를 넘나들며 사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가 다시 불러 전 국민의 애창곡이 된 '거위의 꿈'은 보너스 트랙으로 함께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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