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은행들 아우성] "대출좀 받으세요"

「우리 은행 돈을 쓰지않겠습니까」.은행들의 적극적인 대출 세일즈로 기업은 물론 개인들도 돈 빌리기가 쉬워지고 있다. 비록 아직은 신용도 높은 우량고객에 집중된 현상이기는 하지만 불과 몇달전까지만해도 직장인들이 신규 가계대출은 커녕 이미 받은 대출금 상환압박에 시달리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 구의동의 조재형(趙在衡·37·기술사)씨는 최근 자신이 거래하고 있는 A은행의 대출담당자로부터 『우대금리를 적용해줄테니 돈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해 달라』는 전화를 몇차례나 받았다. 趙씨는 『은행돈 빌리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이야기를 들은게 엊그제 같았는데 은행에서 먼저 돈을 빌려주겠다고 하니 어리둥절했다』고 말했다. 서울 개포동의 주부 남인숙(南仁淑·30)씨는 요즘 아침 신문을 받아볼 때마다 예외없이 은행 대출 광고전단이 끼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모두 인근 은행 지점들에서 만들어서 뿌리고 있는 것들이다. 南씨는 『어떤 날은 은행 대출 광고지가 2~3장씩 들어있는 경우도 있다』며 『하지만 아직 이자가 높은것 같아 좀더 기다렸다 대출받을까 생각중』이라고 전했다. 아직 일부 신용도 높은 기업에 한정되긴 하지만 기업체들에게도 은행문턱은 크게 낮아졌다. L건설 자금부 직원들은 요즘 심심치 않게 거래은행들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싼 이자에 돈을 빌려가라는 전화다. 이회사 관계자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돈을 빌리려면 이자율이 20% 가까운데다 그나마 대출을 꺼리는 은행이 많아 빌리기가 쉽지 않았다』며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골라서 돈을 빌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요즘 신용도가 높은 기업들은 담보 없이도 11~12% 정도면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릴 수 있다. 심지어 단자회사들의 경우 7.5~8%(3개월 만기)의 턱없이 낮은 이자율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처럼 은행들이 적극적인 대출 세일즈에 나서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예금은 늘고 있는데 일단 들어온 돈이 움직이지 않고있기 때문이다. K·H·J은행등 이른바 탄탄하다고 알려진 은행들은 예금은 몰리는데 돈을 빌려줄 곳은 많지 않아 지점별로 적극적인 대출 세일즈를 펼치고 있다. K은행 논현동지점 대출담당자는 『최근 들어 신용이 좋은 개인이나 기업들에게는 대출을 받도록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J은행 개포동지점 관계자도 『인근 아파트단지에 안내장을 뿌리거나 고객에게 전화로 대출을 권유하고 있다』며 『우량고객들에게는 시중금리보다 낮은 우대금리를 적용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원 K모씨는 『올초만 해도 돈을 빌린 은행에서 「아직 회사에 다니고 있느냐」는 전화까지 받는 등 돈 빌린 설움을 톡톡히 겪었다』며 『불과 몇개월 사이에 은행들이 이렇게 바뀌었다는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대출의 경우 이자율이 높아 여전히 돈 빌리기를 꺼려하는 분위기다. 경기도 고양시 행신동의 이상도(李相道·34)씨는 『돈을 맡길 때는 은행들이 10%도 채 안되는 이자를 주면서 돈 빌릴 때는 14%가 넘는 높은 이자를 받고 있다』며 아직 서민들에게 은행 문턱은 높기만 하다고 밝혔다.【정두환 기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