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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통화위기 10년] <하> '또 다른 위협' 과도한 보유외환

자산거품 확대 가속화…글로벌통화 안정 저해


[아시아 통화위기 10년] '또 다른 위협' 과도한 보유외환 자산거품 확대 가속화…글로벌통화 안정 저해 최수문 기자 chsm@sed.co.kr 아시아 국가들은 통화위기를 겪으면서 외환을 많이 쌓아둬야 한다는 점을 절감했다. 외환을 넉넉히 가지고 있으면 헤지펀드들이 이리떼처럼 공격해도 방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과도한 보유외환이 또 다른 글로벌 통화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중앙은행들이 2조달러가 넘는 외환을 가둬두면서 글로벌 시장의 자금회전을 저해하고 통화안정성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보유액은 최근 몇 년 사이에 급팽창하고 있다. 중국이 보유한 외환이 1조2,000억원을 넘고 일본과 한국ㆍ동남아국가들도 경쟁적으로 외환보유 규모를 키우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의 이런 행동은 10년 전 통화위기 때의 경험에서 비롯된다. 지난 97년 7월2일의 태국 외환위기는 해외자본들이 단기외채를 한꺼번에 갚으라고 요구한 데서 시작됐다. 보유외환이 넉넉지 않았던 태국은 국가부도 직전까지 몰렸고 밧화는 폭락했다. 외채상환 요구는 이어 한국 등으로 퍼져나가며 아시아 전체를 흔들었다. 통화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태국 정부는 최우선적으로 외환 확충에 나섰다. 태국의 보유외환은 4월 말 현재 710억달러 규모로 97년 8월 259달러의 3배 가까운 액수다. 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0년 사이 증가폭이 2배가 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태국 정부가 그동안 얼마나 달러 확보에 고심했는지 알 수 있다. 외환규제를 오히려 강화하면 당시 통화위기를 피하는 데 성공한 말레이시아는 더 적극적으로 외환보유고를 늘리고 있다. 98년 1월 127억달러에 불과했던 말레이시아의 보유외환은 4월 현재 924억달러로 8배 가까이 늘어났다. 97년 7월 1,295억달러에 불과했던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10년 뒤인 2007년 3월 현재 1조2,020억달러로 10배 가까이 폭증했다. 한국은 97년 12월 말 204억달러에서 5월 현재 2,507억달러로 늘어났다. 수출 등으로 벌어들인 돈을 우선적으로 외환보유고 확충에 집중 투입한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늘어난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보유고는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지나치게 많은 외환보유고가 자산거품 확대를 가속화하고 글로벌 외환시장의 안정성 자체를 해치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의 보유외환의 대부분이 달러로 이뤄져 있다는 점에서 외환관리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각국 정부에서 일시에 매물을 내놓을 경우 세계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방의 외환시장 관계자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미국 재무부 관리들까지 직접 나서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보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국가가 직접 외환시장에 개입하면서 과도한 외환을 축적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시아 국가들이 통화위기 이후 유연한 환율정책과 경쟁력 있는 금융시장 구축에 나서기보다는 수출주도 성장을 통한 외환보유 확대라는 단기적인 ‘보험’에만 집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유로운 변동환율제를 받아들이는 대신 환율을 높게 유지해 무역수지 흑자폭을 넓히는 데 이용했다는 지적인 셈이다. 즉 아시아 국가들이 수출을 경제성장의 주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점과 이를 위해서는 자국 통화가치 방어가 필요하다는 점 때문에 외환보유고 증가가 쉽게 해소되기 힘들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다음 위기는 지난번과는 다른 방식으로 찾아올 것”이라며 “아시아 국가들이 과거의 경험에 사로잡혀 새로운 위험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6/2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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