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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한국사회를 뒤흔든 단어는 학력위조·88만원 세대…

‘거짓말.’ 올해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했던 단어다.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학위 위조에서 시작된 거짓말 논란은 결국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부적절한 관계로 이어졌다. 신씨는 당초 예일대 박사학위가 진짜라고 주장했다가 결국 “허위 학력을 인정하며 나 역시 브로커에 속았다”는 ‘변명 아닌 변명’으로 일관했다. ‘거짓말’이라는 단어는 대통령선거에서 대통합민주신당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BBK 논란을 공격하는 네거티브의 상징으로 기세를 올리기도 했다. 실제로 이 당선자가 BBK와의 연관성을 부인하다가 대선 막판에 BBK를 직접 만들었다는 강연 동영상이 유포되면서 곤혹스러운 상황까지 몰리기도 했다. 신씨와 변 전 실장은 올 한해를 뜨겁게 달군 ‘아이콘’이다. 두 사람은 20년 가까운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정신적인 동지’ ‘이성으로 만들어진 인연’이라는 다소 형이상학적인 신조어를 양산했다. 이른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이혼과 새 여자친구 등으로 대변되는 유럽형 자유연애 ‘스캔들(?)’을 연상시킨 것. 일부에서는 한국 사회의 연애관이 선진국화된 게 아니냐는 자조적인 목소리까지 흘러나오게 했다. ‘학위 위조’라는 단어 역시 엄청난 파괴력으로 한국 사회를 흔들었다. 학위 위조의 여파는 연예인ㆍ만화가ㆍ교수ㆍ예술인ㆍ기업인 등 사회 각 분야의 오피니언 리더들의 허위의식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무기로 맹활약했다. 학위 위조 논란에 휩싸였던 유명인사들은 하나같이 “어쩌다가 하게 된 거짓말들이 시간이 지나치면서 진실로 자리 잡아 도저히 바로잡기 힘들었다”고 변명을 늘어놓았다. 순간의 거짓말이 성공한 삶 전체를 뒤흔들 정도로 자충수가 되어버린 것에 대한 뒤늦은 후회인 셈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들이 죽치고 앉아 담합하는….” 발언은 언론과 참여정부의 대립각으로 이어졌다. 보건복지부가 연초 발표한 국민건강증진계획을 언론들이 수조원에 달하는 예산 확보가 확실하지 않다는 점과 17대 대통령선거용이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았던 것에 대한 대응이었다. 노 대통령은 결국 기자들이 기자실에서 기사 방향을 담합해 국민들에게 제대로 정책을 알리지 않고 있다며 본격적인 언론과의 전쟁을 벌였다. 결국 정부기관 기자실 대부분이 폐쇄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88만원 세대’라는 단어는 20대의 95%가 비정규직 노동자가 될 것이라는 비극적인 현실을 대변했다. 88만원 세대는 경제학자인 우석훈 박사가 ‘21세기 대한민국 20대 젊은이들을 지칭하는 신조어’로 제시했다. 20대 상위 5%만 ‘탄탄한 직장’을 가질 수 있고 나머지는 비정규직 삶을 살게 돼 비정규직 평균 임금 119만원에 평균 급여 비율 74%를 곱하면 88만원 정도의 삶에 그친다는 자조 섞인 한탄이다. ‘중규직’도 불안정한 사회 현실을 나타냈다. 지난 7월 비정규직보호법 시행으로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등장한 신조어로 신분은 정규직이나 임금은 비정규직 수준인 ‘무늬만 정규직(반정규직)’을 말한다. 무기계약직이나 분리직군ㆍ하위직급제 등이 중규직에 해당한다.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단어보다는 부정적이고 자조적인 ‘말말말’들이 지배적으로 등장하면서 지난 한해를 무겁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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