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총장 김진규)는 안성관(사진) 미생물공학전공 교수팀이 원자력기술개발사업(고유강점기술 육성)을 통해 암을 유발하면서 동시에 방사선 치료도 방해하는 '하데스(Hades)'라는 새로운 효소를 발견했다고 13일 발표했다. 같은 간암 환자라 하더라도 하데스 양이 적은 사람은 방사선 치료 효과가 높고 재발될 가능성도 낮은 반면 하데스 양이 많은 사람은 방사선 치료도 어렵고 재발될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규명, 하데스를 활용한 간암 진단과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연구진은 안 교수가 주도했으며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의 학술지인 네이처에서 발간하는 기초의학 분야의 '세포 사멸과 분화'라는 학술지 인터넷판에 5월20일자에 게재됐다. 항암 치료방법 중의 하나인 방사선 치료법은 암세포에 방사선을 직접 쪼여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방사선으로 암세포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p53의 기능이 억제되면서 방사선 치료 효율도 급격히 떨어진다고 알려져왔다. p53은 암억제유전자(tumor suppressor gene)로 알려진 가장 중요한 단백질 중 하나이며 세포 증식 억제 및 사멸을 촉진시키는 물질이다. 세포 내 방사선을 쪼이면 p53의 양이 급격하게 증가돼 세포 증식 및 세포 사멸이 촉진된다. 과학자들은 지난 수년간 어떠한 효소가 p53의 기능을 억제시켜 방사선 치료의 효율을 떨어뜨리는지 근본원인을 밝혀내고자 꾸준히 연구해왔으나 정확한 해답을 찾지 못해 고민해왔다. 안 교수팀은 자체 개발한 인간 유전체 대상 결합 단백질 발굴 시스템을 통해 p53의 기능을 억제하는 신규 효소를 처음으로 발견했는데 이를 '하데스'라고 이름 붙인 것이다. 또 하데스가 세포 내 에너지 합성 및 세포의 생존과 사멸에 필수적인 미토콘드리아를 통해 p53의 기능을 억제한다는 메커니즘도 밝혀냈다. 안 교수는 "하데스를 발견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연구성과"라며 "향후 항암치료 효과도 높이면서 동시에 암재발 위험도 낮춰주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걸음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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