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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애플… 죽쑤는 협력사

애플 순익 118%나 급등했지만 협력사 80%는 영업익 되레 악화<br>"생산마진 최소화 정책 탓에 위탁사 열악한 근무환경 초래"<br>美서도 도덕성 비판 목소리 커


애플과 협력사 간 양극화가 점차 깊어지고 있다. 애플이 최고실적을 경신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협력사들은 정작 80% 이상이 영업이익 악화를 겪고 있다. 직원 처우에서도 애플이 세계 최고 수준의 근무환경을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는 것과 달리 협력사에서는 열악한 근로환경으로 인권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다.

9일 에프앤가이드 및 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애플의 국내 협력사 6개 가운데 5개 업체가 재작년보다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로 전환했다. 실적을 발표한 협력업체의 약 83%가 실적이 악화된 셈이다. 반면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국내 협력사의 경우 13곳 중 5곳만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데 그쳤다.

업계에서는 애플 공급 협력사의 실적악화가 두드러진 가장 큰 원인으로 애플의 생산마진 최소화 정책을 꼽고 있다. 애플은 현재 생산 비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자체 생산 설비를 두지 않고 있으며 모든 부품을 외부에서 공급받아 생산 역시 외주로 돌리고 있다.

반면 애플은 협력사들의 실적악화와 달리 사상 최대 실적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달 24일 실적 발표에서 애플은 2012 회계연도 1ㆍ4분기(지난해 10월~12월)에 매출 463억3,000만달러, 순이익 130억6,000만달러를 거뒀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3% 늘었고 순이익의 경우 무려 118% 급등한 수치다.



애플의 저마진 정책은 위탁생산업체인 폭스콘의 열악한 근로환경 문제를 낳는 등 국제적인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 1월 말 뉴욕타임즈는 애플의 제품을 생산하는 중국의 폭스콘테놀로지의 열악한 작업환경을 보도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폭스콘의 일부 노동자들이 오랜 시간 서서 근무해 걸을 수도 없을 정도며 미성년자들이 근무하는 것은 물론 일부 공장에서는 보호장구 없이 유해화학물을 다루고 있다. 몇 년 전에는 중국 청두 등 아이패드 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나 4명이 사망하고 77명이 다치기도 했다. 현재 미국 내부에서도 애플의 도덕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영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사실 공급망을 관리할 때 단가 쥐어짜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협력사의 마진을 줄이고 대부분의 이익을 스스로 취하고 있다"며 "순이익률이 30% 전후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애플이 비록 애플리케이션 등 소프트웨어 수익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일반 제조업체 시각으로는 불가능한 수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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