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차 나들이] BMW 뉴523i 넓은 실내·넘치는 파워…핸들링 정확도도 '완벽' 차길이 4,841㎜대형차 수준…역동성 강조한 디자인도 눈길 민병권 기자 newsroom@sed.co.kr ‘기왕이면 밝은 대낮에 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점검하려고 나선 차종은 BMW의 베스트셀러카인 뉴525i이다. 시승을 위해 차를 인도받은 시각은 오후 5시 무렵. 벌써 주변은 어둑어둑해져 유난히 짧은 겨울 해를 내심 원망했다. BMW의 수석디자이너 크리스 뱅글이 2년여전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뉴 5시리즈는) 햇빛이 차의 표면에 닿아 흘러내리듯 분산되도록 설계했다”라고 소개했던 대목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BMW의 뉴5시리즈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BMW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베스트셀러다. 전세계적으로 BMW 차종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은 3시리즈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유독 5시리즈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무엇 때문일까. 이번 시승을 통해 이 같은 궁금증을 풀어보자고 마음먹었다. 회색톤이 우러나오는 초저녁 도심의 풍광을 배경으로 서있는 뉴525i의 실루엣은 햇살이 흘러내리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멋졌다. 눈꼬리를 살짝 치켜 뜬 듯한 헤드램프가 주는 강렬하면서도 섹시한 이미지. 날렵한 몸매의 퓨마가 먹이를 잡기 위해 잔뜩 웅크리고 선 듯 뉴525i의 팽팽한 굴곡에선 긴장감이 배어 나온다. 역동성을 유난히 강조하는 우리나라에서 5시리즈가 인기를 끄는 것은 한눈에도 느껴지는 힘있는 디자인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포티한 느낌의 세단답지 않게 실내 공간은 상당히 넉넉했다. 차체의 넓이가 길이 4,841mm에 너비 1,846mm로 대형승용차에 버금갈 정도로 커진데다가 높이도 1,468mm로 한층 올라갔다. 여기에 휠베이스도 2,888mm에 달해 동급 승용차 가운데 손꼽힐 정도의 넉넉한 실내공간을 갖췄다. 약 40분 가량의 도심 주행을 끝으로 경부고속도로에 들어서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직렬 6기통 방식의 2,497cc급 엔진이 힘차게 숨을 몰아 쉰다. 차체가 커졌는데도 뉴525i는 상위 모델인 뉴530i만큼의 힘을 충분히 냈다. 차체 상당부분이 알루미늄으로 제작돼 무게를 줄였던 것이 2,500cc급 엔진만으로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힘을 쏟아내는 듯하다. 퇴근 차량으로 붐비는 늦은 오후의 고속도로에서 느끼는 손맛도 짜릿하다. 핸들을 돌리면 자동차의 앞머리가 곧 바로 생각했던 방향을 향하고 있다. 마치 레이싱카를 탄 것처럼 핸들링에 정확히 맞춰 차가 즉각적으로 방향을 튼다. ‘스피드는 또 다른 차원의 마약’이라는 표현이 뇌리를 스친다. 앞좌석 중앙의 다이얼식 조그버튼으로 차량의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조작하도록 설계한 것도 마음에 든다. 오산까지 약 2시간 가량의 시험주행을 끝내면서 차를 타는 즐거움을 새삼 알게됐다. 입력시간 : 2006/01/1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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