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유럽순방의 일환으로 프랑스를 공식 방문했다. 부친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돈이 없어 프랑스에 못 갔다는 일화가 있다니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프랑스는 역세권 개발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국가다. 특히 릴의 경우 고속철도 운행을 도시 개발의 원동력으로 삼아 유럽 단일 시장에서 중심이 되는 역할을 하겠다는 의욕을 가지고 역세권 개발을 추진한 대표적인 사례다.
릴은 인구 규모 20만의 도시로 투르쿠앙 루베 등과 함께 북부의 중요한 공업도시였으나 경제여건 변화에 따른 몰락으로 인구가 급격히 빠져나가게 된다. 이를 안타까워한 당시 프랑스 국무총리였던 피에르 모로가 시장으로 출마, 영국-벨기에-네덜란드-프랑스를 연결하는 고속철도 역세권으로 개발했다. 이를 통해 경제ㆍ산업ㆍ문화 교류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는 역동적인 도시로 탈바꿈하게 됐다. 결국 정치인의 고향에 대한 헌신과 봉사가 역세권 개발로 이어져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모델이 됐다.
우리나라도 이제 철도 산업에 큰 관심을 가지고 그 경제적 파급효과와 가치창출에 주목하는 것 같다. 우선 부산-시베리아(TSR)를 연결하는 유라시아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건설의 꿈을 이루려는 박근혜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은 시기적으로도 적절해 큰 찬사를 보낸다.
박 전 대통령은 프랑스에 대한 동경과 사랑이 특별했다고 한다. 어릴 때 탐독한 나폴레옹 전기의 영향으로 장군이 되는 걸 동경했고 제 1ㆍ2차 세계 대전에 참전했던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에게도 큰 호감을 가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1974년 서강대 졸업 이후 프랑스에서 유학을 한 것도 프랑스어를 배우기를 희망했던 선친의 바램 때문이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의 스케줄에 릴 방문 일정이 포함됐는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프랑스 고속철도의 선진 역사에 대한 관심으로 그들의 성공사례를 체감함으로써 대통령의 꿈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고 본다.
최근 광주상공회의소 최종만 상근부회장이 지방 일간지 기고문에서 광주를 200만 도시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군사 비행장과 광주공항이 있는 송정지구를 신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필자는 10년 전 송정지구를 호남고속철도의 역세권 신도시로 개발하자는 주장을 했던 적이 있다. 프랑스 릴과 일본 나고야에도 다녀와 심포지엄까지 개최하기도 했었다.
21세기 역세권으로 도시를 리모델링하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지향적인 집합도시를 만들어 민간자본까지 끌어들이는 광역도시발전 프로젝트, 많은 자료와 생각들이 책상에서 널뛰기 하는 것 같아 흥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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