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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한마디에 엔화 가치 이틀째 급락

"정권 잡으면 무제한 금융완화"<br>달러당 81엔… 반년 만에 최저


집권 이후 대대적인 경기부양 방침을 표명한 아베 신조 일본 자민당 총재의 한마디에 엔화가치가 6개월 반 만에 최저 수준인 달러당 81엔대로 급락했다.

엔화가치는 15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장중 달러당 81.46엔까지 하락해 지난 4월25일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16일 도쿄외환시장에서도 엔화는 달러당 81엔대의 약세를 이어가며 일본증시의 닛케이지수를 9,000대로 끌어올렸다.

엔화가 이틀 연속 급락세를 보인 것은 지난 15일 오전 아베 총재가 밝힌 금융정책 기조 때문이다. 일본 차기 총리 후보 '0순위'인 아베 총재는 이날 "엔화가 달러당 85~90엔 수준으로 조정되도록 모든 정책을 총동원해달라"는 오카무라 다다시 일본상공회의소 회장의 당부에 "정권을 잡으면 2~3%의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설정해 무제한 완화에 나서야 한다"면서 대대적인 금융완화 방침을 밝혔다. 0.1%로 동결된 일본은행 기준금리도 "0%나 마이너스로 떨어뜨려야 한다"며 집권 이후 일본은행에 대한 완화 압력을 강화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이 같은 아베 총재의 정책노선에 무역적자 확대와 경제체력 저하로 기로에 섰던 엔화가치는 일단 약세로 방향을 잡았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가 적극적인 양적완화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5년인 그의 임기는 내년 4월이면 끝난다. 자민당이 집권하면 새 총재로는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에 호응하는 인물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뉴욕 소재 밀러타바크앤드코의 앤드루 윌킨슨 수석 경제전략가는 "자민당 정부가 들어서면 완화정책이 가속화하도록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할 것이 자명하다"며 "이는 엔화가치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엔화약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안전자산으로 각광 받았던 엔화의 강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투자자들이 점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엔화는 지난 20년간의 디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불안해질 때마다 일본 투자자들의 엔ㆍ캐리 자금회수로 강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속되는 경기악화와 갈수록 커지는 무역적자, 일본인들의 해외투자 확대로 통화가치가 떨어지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씨티그룹의 다카시마 오사무 스트래티지스트는 설명했다.

다만 WSJ는 엔화약세가 향후 수개월간 이어질 수는 있어도 외환시장의 큰 흐름을 바꾸는 장기 추세로 자리잡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이 여전히 3조1,700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외화자산을 보유한 세계 최대 채권국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만큼 안전자산으로서 엔화 위상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16일 중의원이 해산되고 총선거 일정이 다음달 16일로 확정됨에 따라 일본은행이 연내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할지 여부도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차기 정부의 정책이 수립된 후에는 내년 초로 결정이 보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총선이 다음달 회의일정(19~20일)보다 빠른 16일로 잡힘에 따라 연내 추가 완화 결정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넷판은 분석했다. 총선을 앞둔 11월 회의에서는 결정이 유보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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