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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독, 英 미디어 장악 꿈 접었다

영국 미디어 시장 장악 실패

영국 미디어 시장을 장악하려던 루퍼트 머독의 수십년에 걸친 노력이 폰해킹 파문이라는 복병을 만나 결국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머독이 ‘뉴스오브더월드(NoW)’의 폰해킹 파문으로 인한 비난 여론에 굴복하고 영국의 위성방송 비스카이비(BSkyB)를 100% 인수하려던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머독은 현재 BSkyB의 지분 39%를 확보하고 있으며 126억달러를 들여 나머지 지분을 사들이는 작업을 진행해 영국정부의 가승인을 받은 상태다. 뉴스코퍼레이션은 이날 런던에서 이사회를 열고 “영국에서 더 이상 논쟁이 불거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인수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체이스 캐리 뉴스코프의 부회장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인수작업을 진전시키기가 너무 어렵다”고 말해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이에 앞서 영국 의회는 에드 밀리반드 노동당 당수를 주축으로 뉴스코프의 BSkyB인수 재검토를 강력하게 요구해왔으며, 이날 영국 주요 3당은 뉴스코프의 BSkyB지분 인수 철회를 요구하는 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앞두고 있었다. 데이비드 카메론 영국 총리는 이날 이 같은 소식을 접하고 “옳은 결정”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머독과 뉴스코프의 수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머독이 포기한 나머지 69%의 BSkyB 지분뿐만 아니라 이미 확보하고 있는 31%의 지분에 대해서도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달 초 영국의 미디어규제기관인 오프콤(Ofcom)은 머독의 지분 소유가 “알맞고 적절한지”에 대해 검토를 시작했다. 또 오프콤은 뉴스코퍼레이션과 BSkyB의 실제적 관계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머독이 BSkyB의 편집권에 얼마나 깊게 관여하고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이에 머독의 수난은 여기서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머독이 인수하려던 BSkyB는 1,000만명의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머독은 이번 인수를 통해 신문과 방송이라는 양대 플랫폼을 확보해 영국 내 콘텐츠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야망을 키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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