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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신용, 투기등급 직전으로 강등

보유외환 1년새 1,200억弗 ↓

피치 'BBB-'로 한계단 낮춰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 직전인 'BBB-'로 강등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피치가 9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장기외화표시 채권발행자등급(IDR)을 기존 'BBB'에서 'BBB-'로 한 단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는 투자부적격(투기) 등급인 BB+보다 불과 한 등급 높은 수준이다. 인도·터키의 신용등급도 BBB-다.

특히 피치는 러시아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해 러시아를 투기등급으로 추가 강등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피치는 등급강등 이유에 대해 국제유가 추락과 루블화 가치 폭락,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지난해 중반과 비교해 러시아 경제전망이 크게 악화된 점을 지적했다. 피치는 또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이 예상보다 빨리 감소하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러시아 외환보유액은 지난 1년 사이 1,200억달러 이상 줄어 지난해 말 현재 3,900억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피치는 올해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인 -1.5%보다 크게 하락한 -4%로 곤두박질칠 것이라며 오는 2017년은 돼야 성장세를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세계 최대 에너지 수출국인 러시아 경제는 국제유가 폭락과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서방의 제재로 리세션(경기후퇴) 진입 직전까지 몰린 상태다. 미 달러화 대비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지난 6개월 사이 45% 가까이 폭락했다. 궁지에 몰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차관 30억달러의 조기회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 관계자는 이날 피치의 신용등급 강등에 대해 "정치적으로 편향되고 비협력적이며 경제적으로 근거 없는 조치"라고 비판했다고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또 다른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미 지난해 4월 러시아 등급을 투기등급 직전인 'BBB-'로 낮춘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부정적 관찰 대상'에 포함해 수주 내 투기등급으로 강등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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