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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통합 안 된 푸드쇼

"마지막에 말하면 불리한 데 앞에서 다 말씀하셔서…."

지난 8일 일산 킨텍스의 '서울 푸드&코리아 푸드쇼'개막식장.

달변인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이 이런 말을 꺼냈다. 두 번의 개회사와, 한번의 치사를 거쳐 자신이 4번째로 말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앞서 오영호 코트라(KOTRA) 사장,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인사말을 했다.

두 부처 장관과 관련 기관 사장 2명이 모두 치사를 하는 이례적인 일이 생긴 이유는 간단했다. 통합했으되, 통합하지 않았던 것이다.

앞서 정부는 이번 행사 보도자료를 내면서 올해부터 두 행사가 '통합'됐다고 밝혔다. 통합이란 두 개가 하나가 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장은 달랐다. 말이 통합개최지 완전히 다른 두 개의 행사를 같은 날에만 하는 게 다였다. 지경부 쪽의 '서울 푸드'와 농식품부의 '서울 푸드쇼'는 행사장도 각각 1ㆍ2, 9ㆍ10으로 별도로 운영됐다. 홍보도 제각각이고 행사 진행도 개막식 외에는 따로국밥이었다. 그러다 보니 개회사도 두 번, 장관 치사도 두 번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다른 행사를 억지로 하나로 묶었기 때문이다.



참석자들은 자연히 어리둥절해했다. 한 시민은 "통합개최라더니 개막식만 같이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정부는 두 행사가 통합운영되면서 독일의 'ANUGA', 프랑스의 'SIAL'과 함께 세계 3대 식품박람회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까지 홍보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아니었다. 이런 식으로라면 국내에서 열리는 모든 식품 관련 박람회는 하나로 칠 수 있다는 얘기이지 않은가.

오영호 사장은 개회사 중 "주무 부처가 다른 두 개의 행사를 합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관할이 다른 행사를 함께 하는 게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또 개막식이나마 같이 한 게 의미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해외 바이어나 국민들 입장에서는 무슨 소용이 있을까. 내년 행사에는 이름만 통합이 아닌 진정한 통합행사가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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