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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자화상으로 본 화가들의 삶과 열정

■자화상전(천빈 지음, 어바웃어북 펴냄)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자화상'을 즐겨 그리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지만 사람들이 알아채지 못하는 은밀한 방법으로 작품 속에 자신을 그려 넣었다. 1481년작 제단화인 '동방박사의 경배'에는 29세의 청년 다빈치가 몰래 그려져 있다. 당시 이탈리아 화가들은 종종 인물상 속에 자신을 그려 넣곤 했으며 그 시선은 그림 밖의 관람객을 응시하는 경우가 많아 미술사가들은 이를 두고 '작품의 해설자'라 부르기도 한다. 라파엘로 역시 대표작 '아테네 학당'의 고대 인물들 사이에서 감상자 쪽을 쳐다보고 서 있다.

프랑스 고전주의의 대표화가 앵그르는 여러 미술대전을 휩쓴 천재 화가였으나 24살에 그린 자화상을 출품했다가 극심한 혹평을 받았다. 인물화에 탁월했던 앵그르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고 훗날 칠순에 그 그림을 고쳐 그려 세상에 다시 내놓기도 했다.

폴 고갱은 자화상을 그리면서 그 배경으로 자신의 다른 작품들을 그려 넣었다. 1890년작 자화상에는 '노란 색의 그리스도'와 조각 '기괴한 모습을 한 고갱'이 등장하고, 1888년에 고흐에게 선물한 자화상 '레미제라블'에는 '베르나르의 초상'이라는 작품을 그려 두었다. 재미있는 발상이라 여겨지지만 이는 전시의 기회가 적었던 곤궁한 화가가 작품을 보여주고 기록할 궁여지책으로 자화상을 이용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숨어 있다.



이처럼 책은 자화상을 통해 화가들의 삶과 예술적 열정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글마다 자화상이 함께 수록돼 마치 화가를 만나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화가들과 함께 대표작과 미술사조까지도 알 수 있어'거장들의 자화상으로 미술사를 산책하다'라는 부제가 잘 어울리는 책이다.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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