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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 을사조약(11월17일)

‘저 개 돼지만도 못한 정부대신이라는 자는 자기의 영달과 이익을 바라고(중략)…나라를 팔아먹은 도적이 되어…’. 장지연이 남긴 ‘시일야방송대곡’의 머리다. 1905년 11월17일 일제의 강압과 매국노의 야합으로 작성된 을사조약에 조선은 들끓었다. 의병이 일고 애국지사의 순국이 잇따랐다. 저항도 망국의 흐름을 되돌리지 못했다. 힘이 약해질 대로 약해진 탓이다. 경제가 특히 그랬다. 을사조약의 배경에는 ‘화폐의 타락’이 숨어 있다. 삼정의 문란으로 가뜩이나 피폐해진 재정여건에서 경복궁 중건을 위해 발행된 당백전은 인플레를 가속시켰다. 갑오경장과 더불어 신식화폐제도가 도입되지만 사정은 더 나빠진다. 본위화폐(금ㆍ은화)를 댈 능력이 없던 대한제국은 백동화(白銅貨)를 남발한다. 주조원가가 액면 2전5리의 3분의1 수준인 백동화 주조수익은 정부수입의 26.6%나 차지했다. 차액은 일종의 과세였다. 발행이 늘자 실제가치는 더 떨어졌다. 상품가격이 뛰면 발행량을 늘렸다. 인플레 악순환구조다. 위폐도 성행했다. 일본인들은 백동화를 밀조해 1전5푼의 가격으로 유통시켰다. 각국대사관은 물론 종교단체까지 위조대열에 끼여들었다. 국내화폐에 대한 신용이 사라지고 엔화가 들어왔다. 상권은 일본에 넘어갔다. 1905년1월 러일전쟁의 고비였던 뤼순(旅順) 전투에서 일제가 승리하자 조선은 화폐에 대한 주권을 양도해 버렸다. 을사조약은 경제적 뇌사의 확인이었던 셈이다. 나라를 팔아먹은 을사5적 이완용ㆍ이지용ㆍ이근택ㆍ박제순ㆍ권중현. 친일매국노는 아직 살아 있다. 이 땅에는 외세를 등에 업고 제 나라를 업신여기는 무리가 여전히 득실거린다. 경제 역시 어렵다. 99년 전과 오늘은 닮은꼴이다. /권홍우ㆍ경제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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