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000660)가 자사주를 활용한 미국 증시 상장을 검토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국내 반도체 대표 종목의 미국 상장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증시 유동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자기주식을 활용한 미국 증시 상장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공시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검토 중인 방식이 자사주를 활용한 미국예탁증권(ADR) 상장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신주를 발행해 미국에 직접 상장하는 방식과 달리 기존 자사주를 예탁기관에 맡기고 이를 기초로 ADR을 발행하는 구조다. 자사주 ADR의 경우 기존 주주 지분 희석 없이 미국 시장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 상장 검토 배경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주자로서의 존재감이 지목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면서 업계 입지가 강화됐고 주가 역시 급등했다. HBM 시장에서 경쟁자였던 삼성전자를 크게 앞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증시 상장을 통해 글로벌 투자자에게 기술력을 어필할 수 있다. 투자 접근성을 낮출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미국 기관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에 직접 투자하려면 여러 제약이 있었지만, 자사주 기반 미국 상장이 현실화될 경우 기존 투자 제약을 크게 낮출 것이라는 분석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는 카드로도 풀이된다. SK하이닉스의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1배인데 미국 마이크론(약 33배) 대비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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